20년 넘게 야한 글을 썼던 늙은 덕후의 딸감이 모여있는 곳

H・ERO

[야한 리뷰] 스쿨메이트2

[야한 리뷰] 스쿨메이트2

물 건너 3D 야겜의 선두주자 일루전의 2010년작인 리얼타임 3D 시뮬레이터 감상입니다.



스토리와 그래픽, 시스템이 상향 평준화됨과 더불어 수준 높은 꼴림을 선사하는 에로게는 흔하지 않다. 시장에 이런 물건이 널려있다면 명작이라는 단어가 생기지도 않았겠지. 그래서 뭐 하나만 크게 어필해도 그 타이틀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거다. 이타루의 그림체가 섰던 좆도 꺾어버릴 정도라고 해도 마에다가 글을 쓰면 에어나 클라나드가 나오고, 스토리가 안드로메다를 유영하고 있어도 핫포비 진이 그리면 그녀x3가 된다. 난 오직 한 놈만 패! 라는 외침은 야겜 시장에서 먹힐만한 생존 방법이다. 스토리로 울리건, 원화로 싸게 만들건 부위만 다르지 확실하게 감동을 줬다는 소리일 테니까.

삽질도 삼차원으로 하는 일루전의 생존 방법은 그래픽이다. 2D로 치다 지친 자들이여 다 내게로 오라, 대신 업그레이드는 꼭 해야한다는 빌어먹을 신조로 지금은 어떻게 하면 최적화를 무력화시킬까 고민하는 애물단지가 되었지만 한 때 떡치는 메탈기어 미행, DOAX와 붕가를 접목한 섹시비치 시리즈 등으로 꽤 괜찮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본의 아니게 국민 야겜 브랜드가 되었고 왠 병진이 보따리 장사를 하는 바람에 국제 기구와의 마찰이라는 우주적인 규모의 일에 연루되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제작사가 얼마나 될까? 분명 대단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요즘은 약발이 떨어졌는지 저렴한 PC에서는 우리의 색스러움을 느낄 수 없다고 열변을 토하고 다닌다. 하지만 XT에서도 simcga 띄어놓고 잘 쳤던 걸 생각하면 그네들 주장은 찢어진 콘돔만큼이나 공허해 보인다.

[야한 리뷰] 스쿨메이트2

전작인 스쿨메이트는 일루전 게임으로는 보기 드물게 스토리라는게 탑재되어 있어 얘네들, 약먹었나 소리를 들은 물건이다. 빠방한 시나리오의 명작에 비하면 팬디스크도 안되는 수준이지만 일루전 전체 라인업에서 보면 사장이 시간 남을 때 시나리오 쓰던 건 아니었구나를 증명한 기념비적인 타이틀인 셈이다. 여기에 수준급의 카툰 렌더링이 붙어 2D와의 갭을 나름대로 줄여주었으며 모더들의 무보수 노동 덕분에 유명 무대에서 활약하던 인기 캐릭터들을 열심히 벗길 수 있었다. 제작사와 유저가 힘을 합치면 새로운 꼴림을 만들 수 있다는 불건전한 사례가 아닐지. 이렇게 스쿨메이트는 일루전, 니네도 하면 되잖아 하는 신선한 도전으로 팬들의 기억속에 자리잡았다. 그러다 레알 그녀로 대차게 삽질 한 번 하고 2010년 6월 25일에 속편 발매.

[야한 리뷰] 스쿨메이트2

발매 전 일루전은 이 게임을 위해 전용 엔진 YAYOI에 물리 연산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했다. 체액 표현을 한층 리얼하게 하면서 출연하는 처자들을 더욱 샤방하게 다듬어 웰메이드 딸감으로서 부족함이 없게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개적화니, 발적화니 하는 소리는 지겹게 들었으니 쾌적한 플레이같은 건 진작에 포기했고 대신 야들야들한 살결과 만지고 싶을 정도의 존재감을 자랑하는 슴가, 잘록한 허리선을 따라 탐스럽게 솟은 힙, 이런 판타지스러운 바디 라인의 미소녀를 뽑아주길 바랬다. 체액이야 리얼하게 바꿔봤자 오공 본드를 식용유처럼 보이게 하는게 고작일테니 그럴 여력 있으면 신비로운 인체 표현에 올인해 달라는 바램이었다. 가슴으로 느낄 스토리가 없으면 최소한 눈이랑 물건은 즐거워야 할 거 아냐?

[야한 리뷰] 스쿨메이트2
[야한 리뷰] 스쿨메이트2

플레이의 쾌적함은 일루전의 프로그래밍 실력이 아니라 CPU 사양이 보장해준다는 건 이전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도 발적화는 만만치 않았다. CPU 고파 하면서 뚝뚝 끊어지는 프레임 때문에 평소보다 3배 느려질 정도로 하이퀄리티 옵션은 난공불락이었으니까. 하지만 그 느림의 대가는 생각보다 달콤했으니, 약속한 샤방함이 2D 못지않은 꼴림으로 화면에 구현되었기 때문이었다. 야겜 한정이지만 캐릭터 모델링과 질감은 역대 최강이었으며 드래그 노가다만 감래하면 수위 높은 그라비아에 필적하는 교태를 부리게 할 수도 있었다. 여기에 속도 향상을 위해 약간의 꽁수까지 가미되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않을소냐. 무슨 꽁수냐고? 나오는 캐릭터가 넷인데 그 중 셋이 하나에 빙의하는 메롱한 시스템을 채용해 대부분의 이벤트에서는 둘만 한다는 것. 셋만 나와도 CPU가 비명을 지르는 허접한 엔진이라 이런 제한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눈동자나 머리 모양 조금 바뀐다고, 목소리 달라진다고 시스템에 부하가 걸리는 건 아닐테니까. 그리고 처음부터 옵션에서 옷을 벗겨버리면 더 빨라진다고 한다. 도대체 교복 쪼가리 만드는데 폴리곤을 얼마나 쓴거야? 그렇게 공들였으면서 무릎 끓고 빨아줄 때 치마 사이로 다리가 사정 없이 삐져 나오더라.

[야한 리뷰] 스쿨메이트2

스토리는 세줄 요약도 필요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츤끼가 다분한 히로인이 어쩌다가 지장보살상 목을 날려버렸는데, 갑자기 그 돌덩어리 현신이라며 세 미소녀가 나타나 "너 실수? 그래 저주. 풀려나려면 니 남자친구랑 질퍽하게 하셈." 정말 이게 다다. 발기를 저해할 정도로 꼬아놓은 스토리도 사양이지만 이건 플레이어를 바보로 아는 건지, 원. 그렇게 돌맹이 처자들이 던진 미션을 히로인과 몸으로 해결하면 게임 끝이다. 취향이 각자 놀아 빙의할 때마다 다른 박음질은 요구하고 느끼는 타이밍도 다르니 알아서 만족시키도록. 팁을 주자면 제대로 넣었을 때 눈매가 달라지면서 교성이 반 옥타브 정도는 올라가니까 미션 모드에서만은 눈과 귀, 손가락을 최대한 긴장시키야 할거다. 딸은 클리어한 다음 오마케 모드에서 잡아도 된다. 카메라 앵글은 전작들과 별반 차이가 없으니 딱히 불만이 없었지만 플레이어 편하기 한답시고 드래그와 휠 돌리기에 모든 조작을 집중해놓은 건 아무리 생각해도 에러. 어딜 만져줘야 흥분하는지 소리와 리액션만으로 찾는 것도 어려웠는데 화면에 집중하면서 드래그만으로 히로인의 몸을 싸그리 훓는다는게 어디 쉽겠는가? 이번 작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애매한 조작감이 아니었나 싶다. 인공이랑 붕가 해변 때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는데 이런 걸로 난이도를 조절하거나 플레이 시간을 늘리려는 생각인가.

[야한 리뷰] 스쿨메이트2
[야한 리뷰] 스쿨메이트2

이렇게 일루전 라인업은 하나 더 늘었지만 발매 전 혹시와 발매 후 역시의 갭은 여전히 줄지 않았다. 게임 한다는 느낌은 데스블러드 시리즈 때가 제일 좋았는데 이건 4편에서 멈춰 놓고 엄한 삽질로 게임성만 바닥에 묻고 있으니 속이 타들어 가는구나. 새끈한 그래픽이랑 리얼한 표현력도 좋지만 당신들이 지금 만들고 있는건 '게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게임은 무엇보다도 재미가 가장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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