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야겜 제작사의 버그 대처 방법
버그 대처에 진심이었던 어떤 야겜 제작사 이야기입니다.
2008년 3월 27일 새벽의 호위(暁の護衛)라는 야겜이 발매됩니다. 후에 라이트노벨 어서 오세요 실력지상주의 교실에(ようこそ実力至上主義の教室へ)로 유명세를 탄 키누가사 쇼고(衣笠彰梧)의 게임 시나리오 초기작으로 2007년부터 불기 시작한 미소녀 경호물의 시류에 편승해 제법 인기를 끌었습니다. 동인 시장의 네임드였던 토모세 슌사쿠(トモセシュンサク)의 샤방한 원화도 이 인기에 일조를 했죠. 각설하고 이 게임이 발매되고 얼마 되지 않아 2ch 게임판에 아래와 같은 스크린샷이 올라왔습니다.
내가 머리카락을 잡고 있던 손을 놓자 거한이 땅바닥에 쓰러졌다.
화면의 인물은 주인공이 다니던 경호 학교 교장 사다케 아키토시입니다. 공식 사이트의 캐릭터 소개도 그렇고 스탠딩 CG를 봐도 대머리인데 머리카락을 잡아 쓰려뜨렸다는 대사가 나오니 화면과 텍스트가 따로 노는 버그인 셈이죠. 출시 전 테스터가 플레이 해보긴 했냐 라고 까는 댓글이 보이긴 했지만, 일단 몰입해야 하는 중요한 장면이 아니고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한 버그도 아니었기에 (엔딩이 조루였지만) 게임이 좋은 평가를 받자 그냥 묻혔습니다. 물론 제작사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았고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2년 9월 20일 새벽의 호위 트리니티(暁の護衛 トリニティ)가 PS3로 발매됩니다. 이게 뭐냐면 2008년 12월 25일에 발매된 새벽의 호위~프린시펄들의 휴일~(暁の護衛~プリンシパルたちの休日~)과 2010년 4월 22일에 발매된 새벽의 호위~죄 깊은 종말론~(暁の護衛~罪深き終末論~) 합본의 콘솔 이식판입니다. 미소녀 게임이 인기를 끌면 콘솔로 이식되는 거야 흔한 일이니 이런 발매는 뉴스거리도 안 되지만 얼마 후 게임판에서 한 장의 스크린샷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넵, 제작사가 '친히' 위와 같은 CG를 추가해 그 대사는 버그가 아님을 증명했습니다. ㅋㅋㅋ 덕분에 사다케 아키토시가 대머리에서 변발로 업그레이드(?) 된 것은 덤. 어떻게 보면 위트 있는 버그 대처법이긴 한데 팬들은 반응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철지난 게임을 콘솔로 이식했으면 야들야들한 속살의 미소녀 CG를 잔뜩 추가해도 모자랄 판에 이따위 그림을 넣어서 뭐 어쩌자는 거냐가 주된 반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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