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98용 에로게 명예의 전당

요즘은 에로게 잡지 하면 테크자이안을 떠올리지만 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가장 잘 나가는 잡지는 메가스토아였습니다. 1992년에 창간된 퍼스컴 파라다이스에 이어 일본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에로게 전문 잡지 메가스토아(1993년초 창간)는 초기부터 재미있는 기획 기사들을 많이 실어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 중 특히 유명한 것이 패미통의 크로스리뷰와 비슷한 포맷인 에로게 신작 크로스리뷰였는데 1994년 6월부터 시작해 지금까지도 계속 연재 중입니다.

요즘은 다른 에로게 잡지들도 비슷한 신작 평가를 하고 있지만 메가스토아의 것은 94년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다수의 PC-98 게임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죠. 고전 에로게에 관심이 많아 이 내용들을 보고 싶었는데 마침 정리해놓은 자료를 찾아 소개해 보겠습니다.

아래는 1994년 6월호부터 1997년 6월호까지의 크로스리뷰 대상 중 리뷰 점수가 높은 게임(40점 만점에 32점 이상) 목록입니다. 이 시기에 발매된 신작들이 리뷰 대상이라 90년대 초반에 발매된 명작들이 제외된 것이 아쉽긴 하지만 PC-98 전성기를 빛낸 게임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반가웠습니다. 각 점수대별 목록 끝에 주인장의 간단한 코맨트를 달았습니다.


명예의 전당: 골드 레벨 - 32점






・브랜드: 페어리테일
・발매일: 1994년 4월 15일






・브랜드: 실키즈
・발매일: 1995년 5월 26일






・브랜드: 인터하트
・발매일: 1995년 7월 1일






・브랜드: 페어리테일
・발매일: 1996년 2월 2일






・브랜드: APPLE PIE
・발매일: 1996년 1월 12일






・브랜드: PIL
・발매일: 1996년 4월 19일






・브랜드: LIBIDO
・발매일: 1996년 7월 18일






・브랜드: Exit
・발매일: 1996년 6월 7일






・브랜드: 하베스트
・발매일: 1996년 8월 2일






・브랜드: 액티브
・발매일: 1996년 10월 17일






・브랜드: PLANTECH
・발매일: 1997년 1월 17일






・브랜드: PIL
・발매일: 1997년 1월 24일






・브랜드: AIL
・발매일: 1997년 3월 7일

개인적으론 참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연희(恋姫)와 루리색의 눈(瑠璃色の雪)이 포함되어 있네요. 특히 루리색의 눈은 별 생각없이 잡았다가 밤을 꼴딱 세워 다음 날 얼마나 졸았는지... (안해보신 분들은 꼭 해보세요. 강추입니다.) 안해본 게임 중 RPG가 다수 보이는데 여기 작품들은 꼭 돌려봐야겠습니다. Jealousy는 에로게 최초로 호스트의 세계를 그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별 관심은 없습니다만)


명예의 전당: 골드 레벨 - 33점






・브랜드: 아리스소프트
・발매일: 1994년 12월 9일






・브랜드: AIL
・발매일: 1996년 4월 27일






・브랜드: 기가
・발매일: 1996년 4월 26일






・브랜드: 엘프
・발매일: 1996년 6월 7일

1점 차이인데 쟁쟁한 작품들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아리스 게임 중 귀축왕 란스와 함께 가장 좋아하는 투신도시2, 애자매보다 더 충격을 먹었던 협박, 키무라 타카히로 초기 명작 하렘 블레이드, 엘프의 대표작 중 하나인 하급생... 버릴게 하나도 없군요. 특히 협박은 주인장이 꼽는 히로인이 가장 불쌍해 보이는 게임 No.1입니다.


명예의 전당: 골드 레벨 - 34점






・브랜드: 엘프
・발매일: 1995년 1월 31일






・브랜드: D.O.
・발매일: 1995년 7월 29일






・브랜드: 리프
・발매일: 1996년 1월 26일






・브랜드: 칵테일소프트
・발매일: 1996년 6월 28일

의외로 동급생2 리뷰 점수가 낮았습니다. 크로스리뷰 담당자들이 다소 매니악해 메이저 제작사의 기대작들도 예외없이 깔아 뭉갠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이건 좀 의외. (몇몇 개발사는 이것 때문에 광고 중단 협박까지 했다고 하네요.) 리프의 비주얼노벨 데뷔작 시즈쿠가 생각했던 것 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명예의 전당: 플래티넘 레벨 - 35점






・브랜드: 페어리테일 하드커버
・발매일: 1994년 6월 24일






・브랜드: 실키즈
・발매일: 1996년 8월 30일

실키즈 1기 마지막 작품인 비욘드가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눈에 띕니다. 네크로노미콘은 오프닝이 거시기해 안돌려 봤는데 게임은 괜찮았나 보네요. 나중에 한 번 돌려봐야겠습니다.


명예의 전당: 플래티넘 레벨 - 36점






・브랜드: 아리스소프트
・발매일: 1995년 7월 7일






・브랜드: 엘프
・발매일: 1996년 12월 26일

역시 유노! 게임성에 걸맞는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아리스 터줏대감 YUKIMI 여사의 대표작인 몽환포영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Windows판이 아리스 아카이브에 공개되어 있으니 관심 있으면 돌려보세요.


명예의 전당: 플래티넘 레벨 - 37점






・브랜드: 봄비봄봄
・발매일: 1994년 5월 13일

처음 보는 게임인데 높은 점수를 받았네요. 궁금해서라도 한 번 돌려보겠지만 내용 아시는 분은 소개 좀 해주세요. 게임 그래픽으론 별 특징이 없어 보이는데...


명예의 전당: 플래티넘 레벨 - 38점






・브랜드: 아보가도 파워즈
・발매일: 1996년 6월 28일

아보가도 파워즈의 대표작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네요. 시스템이 조금 불편하지만 스토리와 분위기, 캐릭터성은 정말 일품인 오컬트+추리물이니 한 번 돌려보세요. 이 순위를 보고 나니 해체된 아보파가 그리워지네요. 2000년대 중반에 부활해 이상한 게임들을 찍어내는 그 회사는 예전 아보파가 아닙니다. 속지 마세요.

유작, 이브 버스트 에러, 피아캐롯에 어서오세요 등 유저들이 좋은 평가를 내렸던 작품들의 점수가 낮아(28~31점) 무조건 믿을만한 순위는 아니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전작들을 다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비슷한 정보나 통계가 있으면 종종 정리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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