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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게임 크리에이터, 원화가. blog. pixiv.



깔끔한 펜선이 인상적인 츠루사키 타카히로(鶴崎貴大)는 2008년말부터 상업용 일러스트 작업을 시작한 신참입니다. 개인 서클도 2009년에 만들었으니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5년도 채 되지 않았죠. 게임쪽으로는 그래피커와 캐릭터 디자이너를 겸하고 있으며 전연령 라이트 노벨 삽화 작업도 몇 번 했습니다. 참여한 작품 수가 적고 아직 단독으로 원화를 맡은 적이 없어 에로게 시장에서의 지명도는 별로지만 그림체가 귀여워 요즘 모에계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상업용 작업 외에 Private Garden이라는 서클은 운영하면서 간간히 동인지를 내고 있습니다.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개인 서클 Private Garden에서 나온 동인지 표지

큐트한 그림체도 좋지만 츠루사키 타카히로의 장점은 깔끔하고 투명한 느낌이 드는 색감입니다. 그래피커 일을 먼저 시작해서 그런지 캐릭터 속성과 작품 분위기에 맞는 색을 잘 잡아내고 배합이 좋아 그의 그림은 항상 눈에 잘 띄고 편안한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건 에로 레벨이 바닥이라는 건데(그림체는 귀엽지만 야한 것과 궁합이 안맞는 작가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본인도 이를 알고 있는지 요즘은 전연령 작업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제 츠루사키 타카히로가 참여한 게임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초기에 그래피커로 채색 파트를 담당했던 게임들은 제외했습니다.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Dark Blue - LiLiM DARKNESS, 2009년 11월 27일 발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주인공 아이자와 유키토는 학교에서 인기가 높은 우등생입니다. 여름 방학을 맞아 친구인 이노 레이야와 함께 별장에 놀러가기로 했는데, 어떻게 소문이 퍼져 처음의 계획과는 달리 꽤 많은 친구들이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별장에서의 첫 날, 레이야는 유키토에게 여동생인 코토미를 좋아하고 있으니 다리를 놔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레이야는 이미 학원의 아이돌인 쿠온지 오토하와 약혼을 한 상태. 찜찜한 마음이 있긴 했지만 오토하를 내심 좋아하고 있었던 유키토는 레이야가 다른 사람과 맺어지면 자신에게 기회가 생길거라는 생각에 동생을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별장에서의 생활은 다음 날 아침 무참하게 살해된 코토미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지옥으로 변해버리는데...

선량한(?) 에로 게이머들에게 정신적인 충격을 많이 주었던 NTR물 Blue 시리즈의 5번째 작품입니다. BLACK CYC에서 MinDeaD BlooD와 EXTRAVAGANZA를 제작했던 이즈미 반야(和泉万夜)가 시나리오를 썼다고 해도 조금 기대했는데 공들인 티가 나는 네토라레 루트 빼고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던 평범한 서스펜스물이었습니다. (제작사는 고어한 추리물이라고 선전했는데 대화문 선택 방식의 시스템 자체가 추리와는 거리가 먼 데다 사전 전개 과정이 눈에 뻔히 보일 정도로 단순해 이쪽 장르 특유의 긴장감은 없었습니다.) 미나즈키 하루카(水月悠), 타지마 요시카즈(たぢまよしかづ), 츠루사키 타카히로(鶴崎貴大), 이렇게 3명의 원화가가 캐릭터를 나누어 그렸는데 그림체가 비슷비슷해 별 위화감은 없더군요. NTR 팬이라면서 돌려봐도 괜찮을, 배덕감이 충만한 작품이지만 프롤로그만 보고 추리물 생각하셨다면 많이 실망하실 겁니다.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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星空へ架かる橋 - feng, 2010년 10월 15일 발매

몸이 좋지 않은 남동생 아유무의 요양차 공기가 좋은 야마히코 마을로 이사를 온 주인공 호시노 카즈마. 아버지의 도움으로 요로즈요라는 여관에서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전학 첫 날부터 길을 잃어 곤란해 하고 있었는데 마침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나카츠가와 우이라는 소녀를 만나 길 안내를 받게 되었습니다. 학교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개울을 건너다 발을 헛디든 카즈마는 그만 우이를 덮치면서 입술 박치기까지 하고 맙니다. 두 사람은 어쩔 줄 몰라고 하고 있는데 이 장면을 목격한 우이의 친구 히나타 이부키는 주인공을 경계하기 시작했고 이 어색한 분위기는 학교로까지 이어집니다.

주인공의 시골 학교 생활은 처음부터 이런 암초를 만나 순탄치 않을 것을 예고하는데...

feng의 여섯 번째 프로젝트로 푸른 하늘이 보이는 언덕(青空の見える丘), 노을 빛으로 물드는 언덕(あかね色に染まる坂)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하늘 3부작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발매 전부터 2가지가 화제를 모았는데 하나는 별도의 음향 장비 없이 헤드폰으로도 꽤나 괜찮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던 바이노럴 녹음 음성이었고, 다른 하나는 기록적인 발매 연기 횟수였습니다. (1st: 2009/12/11→2010/2/26, 2nd: 2/26→4/23, 3rd: 4/23→5/28, 4th: 5/28→6/30, 5th: 6/25→7/30, 6th: 7/30→8/27, 7th: 8/27→9/24, 8th: 9/24→9/30, 9th: 9/30→10/15) 다행히(?) 두 자릿수를 채우지 않고 2010년에 무사히 발매된 이 게임은 1280x960의 시원한 해상도, 다채로운 스탠딩 CG 연출, 깔끔한 인터페이스 등 '보여주는' 부분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한 이유는 역시 시나리오가 평이해서겠죠? 치유계 순애물답지 않게 몇몇 캐릭터의 에로씬이 농염해서 좋았다는 평가를 받긴 했는데, 전체적인 분위기와 스토리 라인은 그 많은 발매 연기를 견딘 유저들의 기대를 채워줄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주요 캐릭터들은 료우카(涼香), 내츄럴 톤(なちゅらるとん), 츠루사키 타키히로(鶴崎貴大)가 나누어 그렸고 아리카와 사토루(有河サトル)는 서브 캐릭터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츠루사키 타키히로는 주인공 일행의 좋은 상담역이자 학교 내에서 인기가 높은 3학년 선배 토우도 츠무기를 그렸습니다.) 간간히 등장하는 귀여운 SD 원화는 사우노 아키라(澤野明)가 그렸고요. 이쪽 시장에서는 나름 한가닥 하는 원화진이라 이벤트 그래픽은 미려함은 더할나위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확실히 눈은 즐거웠던 타이틀.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星空へ架かる橋AA - feng, 2012년 4월 27일 발매

2010년 10월에 발매된 별 하늘에 걸린 다리(星空へ架かる橋) 팬디스크입니다. 매일 밤 공원에서 밤 하늘을 바라보는 금발머리 소녀 나나모리 세이라, 노을 빛으로 물드는 언덕(あかね色に染まる坂)에 출연했던 활발한 도시 소녀 욧짱, 서브 히로인이었던 여관 주인 요로즈 센카를 주역으로 하는 어나더 스토리와 본편의 여섯 히로인과의 야한 후일담을 다룬 애프터 스토리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본편 가격에 육박하는(6800엔) 팬디스크라 요리지널 요소가 많은 것이 특징.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원화가 이야기 - 츠루사키 타카히로
ちいさな彼女の小夜曲 - feng, 2013년 10월 25일 발매

매년 마을에서 열리는 인어 축제의 첫날 밤. 주인공 타쿠미는 해변에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한 소녀를 보았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녀에게 다가갔는데 그의 기척에 놀란 소녀는 그만 바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흠뻑 젖은 그녀를 그냥 둘 수 없어 찻집을 하는 집으로 데려온 타쿠미. 몸을 추스린 소녀는 자신을 카타가이 시오네라고 소개했습니다. 이 만남으로 인해 타쿠미의 일상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는데...

feng의 일곱 번째 프로젝트로 처음에는 2013년 3월 29일 발매 예정이었으나 비교적 양호하게(?) 3번의 연기 후 2013년에 무사히 발매되었습니다. (마스터 업 공지가 올라왔을 때 3번 밖에 연기를 하지 않다니, feng이 이상해졌다는 소리까지 나왔습니다. ^^) 츠루사키 타카히로 외에 헤루룽(へるるん)과 아사바 유우(浅葉ゆう)가 원화가로 참여했으며 SD 원화는 내츄럴 톤(なちゅらるとん)이 담당했습니다. 빛나는 원화가 단조로운 스토리를 커버하지 못했던 평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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