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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가 이야기 - Karen

원화가 이야기 - Karen

아리스소프트 출신 게임 원화가 Karen 소개입니다.



요즘 잘 안풀리는 원화가 카렌은 그림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컴퓨터 전문 학교를 다녔고 94년 졸업 후 바로 아리스소프트에 입사했습니다. 처음부터 원화를 맡은건 아니었고 몇년 동안 채색과 배경을 담당하다 96년 귀축왕 란스 캐릭터 디자이너로 원화일을 시작했습니다. 반응이 좋았는지 97년부터 메인 원화가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균형 있는 캐릭터 디자인과 섬세한 펜선으로 2001년까지 절정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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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까지 활동했던 서클 すなば薬局 동인지 표지

하지만 2001년 夜が来る! 이후 활동이 뜸하다가 2003년에 회사를 떠났고 지금까지 프리로 활동 중이지만 게임운이 없는지 빛을 본 작품이 없습니다. (게임 원화 이외에 동인 음악 CD 2편을 기획했고 얼마간 퍼스컴 파라다이스 표지도 그렸습니다.) 아리스를 퇴사한 원화가들이 잘 된 경우를 못봤는데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아 걱정되네요. (YUKIMI 여사는 아예 은퇴한 것 같고 쵸모야마 역시 간간히 동인지 내거나 B급 게임 원화 그리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니기리군과 무츠미 마사토의 딱 중간 그림체라 마음에 들었는데 어서 빨리 재기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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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분이 있는 몇몇 작가들과 동인 음악 CD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카렌이 원화를 담당했던 게임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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鬼畜王ランス - ALICE SOFT, 1996년 12월 19일 발매

의뢰를 받고 헤르만 국경 근처의 도적단을 토벌하기 위해 길을 떠난 란스. 쳐들어가 도적단을 제압하긴 했지만 자유롭게 생활하는 모습이 괜찮아 보여 아예 새로운 두목으로 눌러앉아 버립니다. 하지만 헤르만 정규군의 공격으로 부하를 모두 잃고 실까지 사로잡히자 단신으로 탈출해 리자스에 몸을 의탁합니다. 실을 구하기 위해 리자스 여왕 리아에게 병력을 요청하지만 개인의 사사로운 목적으로 전쟁을 벌일 수 없다며 군대를 움직이고 싶으면 자신과 결혼해 왕이 되라고 합니다. 이 제안을 받아들여 리자스의 왕이 된 란스, 실을 구하면서 덤으로 세상을 정복하기 위해 대규모 전쟁을 일으킵니다.

아리스 최초의 CD-ROM 타이틀이자 노다가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지역 제압형 시뮬레이션 게임 1탄입니다. 이 땅따먹기 시스템이 크게 호평을 받아 大 시리즈로 이어졌고 2006년 戦国ランス까지 대작 계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하게 얽혀있는 세력 구도와 매력적인 캐릭터들, 콜렉터의 혼을 자극하는 국가 육성 및 정복 시스템은 지금 봐도 손가락을 치켜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잘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당시 아리스의 정예 원화가들(むつみまさと, MIN-NARAKEN, ORION, Karen, YUKIMI, ぷりん)이 모두 참여한 역동적인 이벤트 화면과 강도 높은 에로씬도 좋은 볼거리였죠. 아리스 아카이브에서 무료도 다운로드할 수 있으니 아직 접해보지 못하신 분은 오래된 게임이라고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돌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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かえるにょ・ぱにょ~ん - ALICE SOFT, 1997년 8월 29일 발매

카렌이 단독으로 캐릭터 디자인와 원화를 담당한 첫 번째 작품입니다. 귀여움을 강조한 にょ 시리즈의 시발점이며 원화가의 이름을 널리 알린 인상적인 RPG였습니다. 제목은 돌아간다는 의미의 かえる와 히로인 중 하나의 말투 にょ, 주인공 포론의 변형체 ぱにょ~ん을 합친 것입니다.

왕위 계승을 위한 시험의 일환으로 어떤 물건을 찾으러 간 포론 왕자. 하지만 인적이 드문 숲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법사의 함정에 빠져 ぱにょ~ん이라는 이상한 생물이 되고 맙니다. 사라진 마법사를 찾아 숲을 계속 헤매다 이번엔 도적들에게 둘러쌓인 7명의 소녀를 만나게 되고 급한 마음에 도적들에게 달려들지만 신나게 깨진 후 기절하고 맙니다. 이런 용기에 감동한 소녀들은 포론 왕자의 딱한 사정을 듣고 함께 마법사를 찾아 주겠다고 동행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턴제의 SRPG인데 한 턴이 끝날 때마다 일정 길이만큼 화면이 스크롤되어 화면을 따라잡지 못한 동료나 몬스터는 그대로 전투에서 이탈됩니다. 이외에 한 스테이지가 끝나면 루트를 선택해야 하는데 해피 엔딩이 딱 한 루트밖에 없어 엔딩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운 편입니다. (나머지는 몽땅 배드 엔딩 루트) 더구나 해피 엔딩 루트를 타면 에로씬이 하나도 안나와 전연령 게임 한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시스템과 구성이 탄탄해 에로씬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작입니다. 생산 종료 후 찾는 사람이 많아 2000년 9월에 염가판으로 재발매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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ぱすてるチャイム ~恋のスキルアップ~ - ALICE SOFT, 1998년 11월 26일 발매

밝고 코믹한 분위기의 판타지 학원물 파스텔 차임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그러고보니 카렌은 항상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만 맡았군요.) 모험자 양성 학원에 다니는 주인공은 게으른 성격탓에 졸업이 위태위태할 지경입니다. 하루는 졸업 점수나 채워보자고 준비 없이 지하 감옥(던전) 실습에 들어가 히로인인 소꼽친구를 위험한 상황에까지 몰고 가버립니다. 이에 죄책감을 느꼈는지 졸업을 목표로 맹훈련에 들어간 주인공. 과연 졸업과 소꼽친구의 마음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까요?

공략 대상과 짝을 이뤄 던전격인 지하 감옥을 클리어하면서 호감도를 올리는 육성 RPG입니다. 캐릭터 육성 파트와 전투 시스템이 상당히 잘 다듬어져 있어 에로쪽을 다 날려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괜찮은 작품이지요. 시리즈는 이 작품 말고도 2편이 더 있는데 원화가가 다르니 따로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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夜が来る! -Square of the MOON- - ALICE SOFT, 2001년 4월 19일 발매

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전기물 분위기의 던전 RPG입니다. 아리스 게임 중 오프닝 보컬을 사용한 첫 타이틀이며(시원한 느낌의 보컬곡이 참 좋습니다.) 당시로는 드물게 성우를 기용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캐릭터 육성쪽과 전투 시스템이 워낙 중독성 있어 파스텔 차임과 마찬가지로 에로씬을 싹 거둬도 충분히 통할 작품입니다.

아리스 게임 중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많이 팔려 2006년 5월에 염가판으로 다시 발매되었으며 2002년에는 성인용 OVA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요즘의 양산형 성인물과는 차원이 다른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으니 게임에 필이 꽂혔으면 곁들여 보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을 끝으로 카렌은 아리스를 퇴사해 프리로 활동 중입니다. (퇴사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른 원화가들과의 공동 작업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스텝들간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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ぼくのたいせつなもの - TerraLunar, 2004년 6월 25일 발매

약간의 사연이 있는 소프트입니다. 이 작품은 독립된 타이틀이 아니고 같은 날 발매된 らくえん~あいかわらずなぼく。の場合~에 부록으로 수룩된 비주얼 노블입니다. 3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 수 있는 짧은 스토리인데 심리 묘사가 탁월하고 등장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라 본편 이상의 인기를 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음성을 추가하고 시나리오를 보강한 완전판이 2005년 9월 22일에 月面基地前プレミアムBOX라는 이름으로 재발매되었습니다. (ロケットの夏 동봉 타이틀)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 거동이 불편한 주인공. 같은 반의 히로인 유우코를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유일한 낙입니다. 어느 날 조금 일찍 학교에 도착하니 먼저 와 있는 사람은 동경의 대상인 유우코 뿐. 잠시 대화를 나눈 두 사람은 앞으로 계속 일찍 와 얘기를 하기로 약속합니다. 주인공에겐 삶의 낙이 하나 더 늘었지만 며칠 후 학교에는 주인공과 유우코 사이에 나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이에 상심한 주인공은 유우코를 일부러 피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주인공에게 다가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주인공은 교실에서 유우코의 전혀 다른 모습을 보게 되는데...

후반부 반전이 나름 신선했던 몽환적인 비주얼 노블이었습니다. Key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니 그런 스타일의 비주얼 노블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나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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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が呼ぶ、メギドの丘で - Leaf, 2008년 12월 26일 발매

주인공 베이글 로코는 마을 외곽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소녀 리논을 구해줍니다. 리논의 정체는 세계를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세 악마 중 하나. 베이글은 이 만남을 계기로 나머지 두 악마 소녀들와 함께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존재와 맞서기 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창조주의 자손인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이벤트 장면을 제외하고 풀 3D로 제작된 RPG입니다. 리프의 간판 원화가 미츠미 미사토, 아마즈유 타츠키, 나카무라 타케시, 카와타 히사시가 모두 참여했고 아리스를 떠나 방황하던 Karen이 오랬만에 원화를 맡은 작품이었습니다. 기독교 세계관을 모티브로 한 설정과 캐릭터들의 개성은 좋았지만 거창해 보이는 도입부에 비해 결말이 싱거워 스토리면에선 좋은 평가를 못받았습니다. 카렌은 두 주인공 베이글과 리아논, 세 악마 중 하나인 야하, 치유계 수녀인 마리아의 캐릭터 디자인과 원화를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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