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카리호 안에서 끌어안아줘
지금은 문을 닫은 세피아의 1999년작으로 다이하드 같은 열차 탈출 SLG입니다.
일본어 제목은 ひかりの中で抱きしめて입니다. 단어 그대로 해석하자면 '빛 가운데서 끌어안아줘'라는 낭만적인 제목이 되지만 게임의 배경이 일본의 고속열차 히카리호이므로 저렇게 번역했습니다. 먼저 게임의 프롤로그 부분을 간단하게 요약해 보겠습니다.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으로 가던 주인공은 실수로 찰랑찰랑한 분홍빛 머리결이 매력적인 미인과 부딪칩니다. 정중하게 사과했는데 말없이 눈만 흘기고 가는 여자를 보며 기분이 상한 주인공. 화장실에서 화를 식히고 있는데 이번에는 열차를 납치했으니 조용히 있으라는 테러범의 경고 방송을 듣게 됩니다. 재수가 없으려니 이런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다니, 황당한 마음으로 급히 화장실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마침 지나가던 테러범과 정면으로 부딪쳤고 그 충격으로 복면을 쓴 남자는 기절하고 맙니다. (이런 덜떨어진 놈들이 용케도 열차를 납치했네요.) 급한 마음으로 복면을 뒤집어 쓴 주인공은 열차를 되찾기 위해 무작정 객실로 뛰어드는데...
다소 생소한 이름의 제작사, 세피아가 1999년 5월 21일에 발표한 탈출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세피아는 1999년과 2000년에 걸쳐 단 3편의 게임만 제작하고 사라진 마이너 개발사로 내놓은 게임 모두를 어른 비디오 제작사, h.m.p.에서 발매한 것으로 보아 성인용 비디오 회사의 자매 브랜드로 추측됩니다. 이 게임은 처음에 제목만 보고 잔잔한 순애물이려니 하는 생각으로 플레이하게 되었는데 인지도에 비해 게임 완성도가 괜찮아 진주를 캐낸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99년에 발매된 게임 중 인기 순위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적도 있다고 하네요. 주인장이 느낀 재미가 개인적인 취향만은 아니였나 봅니다.
쿼터뷰 방식의 게임 화면. 캐릭터를 직접 움직여 게임을 플레이합니다.
게임 진행 방식은 단순합니다. 테러범에게 납치된 히카리호에 있던 주인공이 16개의 객실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각종 정보와 아이템을 수집해 테러범을 격퇴하고 열차를 구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영화 다이하드나 언더시즈 시리즈와 비슷한 컨셉이지요. 맨몸인 주인공에게 처음에 주어진 것은 기절한 범인에게 얻은 마스크 달랑 하나. 이를 이용하여 주인공은 각 객실의 테러범들을 속이면서 승객들과 접촉해 아이템과 정보를 얻고 객실을 옮겨 다니면서 테러범을 소탕한 다음 마지막으로 열차를 납치한 여자 보스를 붕가로 제압하면 엔딩을 볼 수 있습니다.
오래된 게임이라 대화 화면과 텍스트 창은 촌스러운 편입니다.
열차의 거의 끝 부분인 14호 객실에서 게임이 시작되고 대부분의 객실에 테러범이 하나 이상은 상주하고 있으므로 주인공은 본 모습이나 복면을 뒤집어 쓴 모습으로 객실의 승객들과 접촉해 다음 객실을 통과할 수 있는 단서나 아이템을 얻고 이를 이용해 테러범을 속이거나 쓰려뜨리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됩니다. 게임 진행을 위한 단서와 아이템을 얻는 방법이 재미있고 테러범을 눈을 교묘하게 속이면서 다음 객실로 진행하는 긴장감 넘치는 진행 방식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메뉴 구성이 촌스럽고 대화 텍스트가 작아 읽기 불편하지만 쿼터뷰 방식의 이동 화면이 RPG 게임을 즐기는 것 같이 잘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이벤트 그래픽의 대부분은 에로씬. 그래픽은 평이한 수준입니다.
분기가 없는 외길 진행형 게임이고 히로인이나 공략 대상도 없어 처음에는 성인용 게임 맞나 했는데 게임 진행 시 얻을 수 있는 로터나 바이브 같은 어른용 장난감으로 여자 승객들을 농락할 수 있게 해 놓았더군요. (지하철 치한물같은 분위기입니다.) 인기 아나운서부터 아이돌 가수, 유부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클래스의 여자 승객들이 등장해 게임 진행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주인공을 즐겁게 해주기도 해서 18금 게임으로서의 재미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오래된 게임이라 이벤트나 에로씬이 요즘 게임처럼 세련되지 않다는 것이 단점이긴 하지만요.
결론은 추천작입니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이벤트 그래픽이 세련되진 않지만 제한된 시간 내에(게임 진행 시간이 컴퓨터 시계와 연동되어 리얼타임으로 진행됩니다.) 테러범을 소탕하는, 에로게로서는 흔치 않는 소재를 재미있게 구성한 작품이니 기회되시면 꼭 플레이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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