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이야기 - 린신
애니메니터가 본업인 린신 소개입니다.
농염한 미소녀를 잘 그리는 린신(りんしん)은 암즈 소속의 애니메이터로 개인사가 일절 알려지지 않은 인물입니다. (작품 이외에는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있어 유명 애니메이터가 야한 걸 그리고 싶어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는거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초기에는 암즈에서 제작하고 그린버니를 통해 발매되었던 고품질의 성인용 애니메이션으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린신은 게임 원화보다는 애니, 특히 성인용 OVA 경력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이쪽 얘기를 하지 않으면 반쪽짜리 소개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른용 작업 경력부터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참여했던 주요 작품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ミッドナイトパンサー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
- ワーズ・ワース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 원화)
- 新世紀 淫魔聖伝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
- 緋忍伝 -呀宇種(ガウス)- (스토리 원안,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
- 同級生2 (캐릭터 디자인)
- A KITE, MEZZO FORTE (원화)
요즘의 양산형 성인물과는 차원이 다른 작품들에서 캐릭터 디자이너와 작화감독으로 활약했습니다. 물 건너 어른용 애니메이션을 논할 때 우메츠 야스오미(梅津泰臣)와 함께 빠질 수 없는 인물이죠. 최근에는 일반 애니메이션 작업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2005년 12월 암즈는 다수의 미소녀 애니메이션에서 각본가로 활동한 요시오카 타카오(吉岡たかを)를 기용하고 린신의 미려한 그림체를 앞세운 야심작 緋忍伝 -呀宇種(ガウス)- 1편을 발매했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판매량으로 성인용 OVA 제작을 잠정적으로 중단합니다. 그리고는 다소 수위가 높은 일반 OVA와 TV 시리즈에 주력하게 되는데 회사 정책에 따라 린신도 이쪽으로 작업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참여했던 주요 작품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I”s Pure (캐릭터 디자인)
- 一騎当千 Dragon Destiny/Great Guardians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
- クイーンズブレイド 流浪の戦士 (캐릭터 디자인, 작화감독)
- MEZZO -メゾ-, エルフェンリート (원화)
- ひまわりっ!!, げんしけん2 (일부 작화감독)
애니메이션과 게임 원화 이외에도 자신의 이름으로 일러스트집을 낸 적이 있으며 카도이 아야의 뒤를 이어 에로게 잡지 P-mate 표지도 그렸습니다. 회사일만해도 바쁜지 동인 작업은 하지 않습니다. 동인지 내면 대박일텐데 아깝네요.
상업용 일러스트 모음인 りんしん自選原画集 표지
에로게 잡지 P-mate 표지도 1년 정도 그렸습니다.
이제 린신이 원화를 맡았던 게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목록은 계속 업데이트됩니다.
X-GIRL - レッドゾーン, 1996년 4월 19일 발매
전쟁이 끊이지 않는 가까운 미래, 일본은 모든 사회 활동을 군대가 통제하는 전시 체제하에 있었습니다. 군인은 아니지만 군 조직 상층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에이전트 키요미는 전쟁 포로, 특히 여성들을 다루는 솜씨가 좋아 고문 전문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습니다. 간만에 휴가를 얻어 독한 담배로 심신의 피곤함을 달래고 있던 키요미에게 형무소로 복귀하라는 급한 전갈이 날라오고, 탈출하다 붙잡힌 4명의 여죄수가 할당됩니다. 키요미의 임무는 이들의 입을 열게 하는 것.
2001년 FC01, FC02, FC03으로 조직이 개편되기 전 페이리테일 산하에서 하드한 능욕물을 만들던 레드존의 고전 SM물입니다. 원화가의 데뷰작으로 고문 전문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강도높은 SM 플레이가 스토리 전반을 수놓고 있지만 화면을 일일히 클릭해 다음 상황으로 진행해야 하는 불편한 시스템과 쓸데없이 분위기만 잡는 몰개성의 캐릭터 덕분에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어두운 분위기에 일조하는 캐릭터 디자인과 16색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무거운 채색 스타일이 인상적이었던 작품.
WORDS WORTH - elf, 1999년 3월 25일 발매
검과 마법이 일상화된 세계, 지상에 사는 빛의 일족과 지하에 사는 그림자의 일족이 '워즈워스의 석판'이라는 상징물을 사이에 두고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두 일족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문자가 가득 새겨진 석판은 신성시되는 성물이었는데 어느 날 누군가에게 부서져 파편이 각지에 흩어진 상태로 발견됩니다. 두 일족은 서로를 의심하면서 전쟁에 돌입했고 이 지루한 싸움을 100년 이상 계속됩니다. 그림자 일족의 유약한 왕자 아스트랄은 오늘도 약혼자 샤론의 구박을 받으며 지하 세계 한 귀퉁이에서 두더지나 거미를 상대로 검술 연습을 하다가 우연히 빛의 일족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이 전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드래곤 나이트와 동급생 시리즈로 유명한 엘프의 전 대표 히루타 마사토(蛭田昌人)가 1993년 7월 22일에 발매한 동명의 액션 RPG를 3D로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원작은 풍만함이 지나쳐 부담스러운 그림체의 작가 유우리 아이(悠理愛)가 맡았고 이번 작품의 2D 이벤트 이미지는 모두 린신이 새로 그렸습니다. 덕분에 이벤트 그래픽은 지금 봐도 감탄사가 나올 수준이지요. 결과물에 비해 쓸데없이 사양만 높인 3D 배틀과 하품나는 칼질의 연속인 레벨업 시스템 때문에 RPG로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지만 호평을 받았던 OVA판에 버금가는 멋진 오프닝 애니메이션과 빛나는 2D 그래픽을 보면 과연 엘프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실 겁니다. 지루한 전투만 적당히 넘긴다면 꽤 할만한 던전 RPG였습니다.
河原崎家の一族2 - elf, 2003년 6월 6일 발매
인적이 뜸한 곳에 위치한 고풍스런 대저택 카와라자키가. 당주인 카와라자키 나와츠나의 64세 생일을 맞아 양자인 토모키와 마키를 비롯해 타지에 나가있던 가족들이 저택으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나와츠나의 양녀인 안나 역시 애인인 유마와 함께 아버지 생신을 축하하려 오랬만에 저택을 방문했는데, 그날 밤 유마는 메이드를 비롯한 고용인들이 지저분한 성행위를 강요당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불안함을 느낀 유마는 안나에게 빨리 떠나자고 하는데 이미 저택 밖으로 나가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 영문도 모르는 두 사람은 일족들이 벌이는 수상한 의식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1993년 12월에 발매된 실키즈의 수작 河原崎家の一族의 속편으로 히루타 마사토가 은퇴 전 마지막으로 프로듀싱한 작품입니다. 전작과 연관성이 없는 완전 신작으로 Windows에 맞게 편리하게 구성된 네비게이션 시스템과 전작 못지 않은 음산한 분위기, 린신의 매력적인 원화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2004년에는 4부작 OVA로 제작되었으며 2009년 4월 23일에는 요즘 엘프를 먹여살리는 시나리오 라이터 토텐 메이카이(土天冥海)가 참여한 河原崎家の一族2 完全版이 발매되었습니다. 媚肉の香り에서 호평을 받았던 애니메이션 연출이 추가되었고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더욱 편리하게 개량되었으며 안나와의 행복한 후일담을 그린 사이드 스토리도 즐길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 게임인데도 6800엔이라는 높은 가격과 다른 프로그램 파일 일부를 지우는 버그 때문에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요.)
I”s Pure(アイズピュア) - タカラトミー, 2006년 11월 9일 발매
원작은 1997년부터 4년 동안 소년점프에 연재했던 카츠라 마사카즈(桂正和)의 만화입니다. 이 작품은 두 번에 걸쳐 OVA로 제작되었는데 게임은 두 번째 OVA I”s Pure를 베이스로 만들어졌습니다. OVA의 캐릭터 디자이너가 모두 린신이라 자동적으로 게임 제작에 참여한 케이스입니다. 원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대충 만든 연애 어드벤쳐 게임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재미있어 유저들을 놀라게 만든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프닝과 엔딩곡을 OVA판 그대로 사용했고 새로 등장한 캐릭터를 제외하고 성우도 같습니다. 게임 자체는 대사 읽으면서 중간중간 나오는 선택문 잘 골라 한 캐릭터와 엔딩을 보는 전형적인 물 건너 미소녀 어드벤쳐 게임 스타일인데 OVA판 화면을 무리 없이 옮긴 그래픽과 섬세한 연출, 성우들에 멋진 연기덕에 캐릭터 게임 중에서는 드물게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카츠라 마사카즈 그림체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으로 옮기기 참 힘든데 나름대로 선전한 린신의 캐릭터 디자인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一騎当千 Shining Dragon - マーベラスインタラクティブ, 2007년 7월 26일 발매
원작은 월간 Comic GUM에서 2000년부터 연재하고 있는 시오자키 유우지(塩崎雄二)의 만화 一騎当千입니다. 삼국지 영웅들의 혼이 담긴 구옥을 소유한 미소녀 전사들이 일본에서 패권을 다툰다는 설정인데 스토리보다는 화려한 액션과 과감한 노출로 화제를 모든 작품이었습니다. 원작의 인기에 편승해 TV 애니메이션으로 세 번 제작되었는데 두 번째 一騎当千 Dragon Destiny, 세 번째 一騎当千 Great Guardians의 캐릭터 디자이너와 작화 감독이 린신입니다. PS2로 발매된 이 게임은 두 번째 TV판을 베이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동으로 캐릭터 디자인을 린신이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제작사는 게임 장르를 폭유 하이퍼 배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폭유야 등장하는 캐릭터 대부분이 갖은 속성이라 그러려니 하는데 게임의 중심인 배틀 모드는 하이퍼라는 수식어를 붙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등장 인물들의 개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3D 모델링도 그렇고 타격감이나 조작 체계, 기술 등도 격투 액션 게임으로서는 함량 미달이었습니다. 노출이 심한 서비스 복장들이 있긴 했는데 이것도 종류가 적어 생색내기 정도에 그쳤습니다. 그저 그런 퀄리티의 전형적인 캐릭터 게임.
一騎当千 Eloquent Fist - マーベラスインタラクティブ, 2008년 10월 2일 발매
한정판 패키지 구성이 꽤 화려했던 PSP용 격투 액션 게임입니다. 배틀 모드가 2D로 변경되고 필살기 연출이 화려해져 전작의 허접한 폴리건보다는 훨신 나은 화면을 보여줬지만 움직임은 여전히 뻣뻣했고 경계선 처리 문제인지 캐릭터가 겹쳤을 때 구분하기가 힘들어 여전히 캐릭터 게임 이상의 평가를 받기 힘든 속편이었습니다. 공격을 당하거나 전투에서 졌을 때 헐벗은 모습으로 쓰러지는 장면들이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였는데 성의 없이 그린 에로게 이벤트 그래픽 같아 보여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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