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 이야기 - 쿠스쿠스
애니메이터 출신인 게임 원화가 쿠스쿠스 소개입니다.
자칭 오토코노코(男の娘; 여자의 외모와 성격을 가진 소년) 원화가 쿠스쿠스(くすくす)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다 게임 원화로 돌아선 케이스입니다. light의 자매 브랜드인 Rateblack에서 첫 작업을 시작했고 본가인 light를 거쳐 2006년부터는 ぱれっと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ぱれっと 자체가 Rateblack 주요 스텝들이 독립해 2002년에 설립한 회사) 시나리오 라이터 NYAON과 같이 작업하는 경우가 많으며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느낌의 캐릭터로 NYAON의 매끈한 텍스트를 한껏 살려줍니다. 여기에 깔끔한 느낌의 파스텔톤 색감이 게임 분위기를 밝게 하는데 일조해 쿠스쿠스가 원화를 맡은 대부분의 게임은 편안한 느낌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다른 원화가들과는 달리 동인 작업을 하지 않지만 친분이 있는 회사 게임의 게스트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주 참여합니다. (주로 오거스트와 퍼플 소프트웨어) 이외에 2002년 5월부터 2003년 4월까지 에로게 잡지 퍼스컴 파라다이스 표지를 그렸습니다. 재미있는 건 PC를 잘 다루지 못해 대부분의 그림을 애니메이션 콘티 작업하듯 손으로 직접 그린다고 합니다. 전직 애니메이터답게 기본기가 탄탄한지 원화는 따로 수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나온다고 하네요.
이제 쿠스쿠스가 원화를 담당했던 게임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아래 목록은 계속 업데이트됩니다.
Choir(クァイア) - Rateblack, 2001년 2월 9일 발매
불사의 삶을 위해 자신의 재물과 권력으로 광기어린 실험을 계속하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결국은 자신의 의식을 젊은 육체에 빙의하게 하는 금단의 비법을 만들어내지만 육체를 바꾼 후 일정 기간 동면해야 하는 부작용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19세기초 개화기 일본에 선교사 신분으로 들어온 이 남자는 젊은 남자의 육체에 빙의해 깊은 잠에 빠지게 되고 수십년 후 어둠침침한 학교 지하실에서 깨어납니다.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주인공의 엽기적인 실험은 현대 일본에서 다시 시작되려 하고 있습니다.
light의 자매 브랜드 Rateblack의 첫 작품이자 쿠스쿠스의 에로게 원화 데뷰작입니다. 게임은 능욕 루트가 주를 이루는 Chaos side와 히로인과의 연애 비중이 높은 Low side로 구성되어 있는데 흥미있는 도입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밋밋한 시나리오와 답답한 느낌의 텍스트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어두운 분위기에 잘 맞지 않는 원화도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데 일조했지요. 쿠스쿠스의 원화는 다음 작인 Sultan 때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Sultan ~The Lovesong is Forever~ - light, 2002년 7월 26일 발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남동생을 돌보고 있는 주인공. 장래를 약속한 소꼽친구와 함께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병사들에게 연행되어 왕궁에서 국왕을 알현하게 되고 자신과 남동생이 국왕의 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하루아침에 신분이 바뀐 주인공은 재상의 딸과 정략결혼까지 하게 되고 그동안 자랐던 환경과는 완전히 다른 왕위 계승자의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갑자기 바뀐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할 무렵, 주인공은 거리에 남겨둔 소꼽친구를 그리워하기 시작하는데...
시나리오 라이터 NYAON과 원화가 쿠스쿠스 콤비의 첫 작품입니다. 감동을 쥐어짜거나 뒤통수를 치는 반전은 없었지만 신분이 바뀐 주인공의 심리 상태와 주변 인물들(특히 히로인)과의 관계를 무리 없이 풀어 나갔으며 전작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원화가의 예쁜 그림체 덕분에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순애물 좋아하시면 추천.
Dear My Friend - light, 2004년 7월 9일 발매
간호사라 집을 자주 비우는 어머니와 방구석에 틀어박혀 수상한 소설만 줄창 써대는 아버지(그래도 그 방면에서는 유명인) 덕분에 집안일을 도맡아서 하게 된 평범한 고교생 모리카와 쿄우이치. 어느날 아버지가 수양딸이라며 동갑내기 아가씨 쿠시로 마이를 데려오면서 평온한 일상이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매사에 서툰 마이를 돌보면서 가족 이상의 애정을 느끼기 시작하는 주인공과 이를 연민+질투로 바라보는 주변의 인물들(대부분 친구과 연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미소녀. 복받은 넘~). 이들의 잔잔한 일상을 다룬 학원 연애물입니다.
Sultan 때 좋은 평가를 받았던 NYAON, 쿠스쿠스 콤비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된 작품입니다. 극적인 갈등 구조를 찾기 힘든 평범한 학원물임에도 불구하고 겨울 분위기에 딱 맞는 포근한 분위기와 매끄러운 시나리오, 선이 고운 쿠스쿠스의 멋진 원화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쿠스쿠스 작품 중에선 유일하게 PS2로 이식되었으며(Dear My Friend ~Love like powdery snow~), 2005년 12월 9일에는 PS2판을 베이스로 에로씬을 추가한 완전판 Dear My Friend Complete Version이 발매되었습니다.
もしも明日が晴れならば - ぱれっと, 2006년 2월 24일 발매
전교에서 톱을 다투는 뛰어난 성적을 제외하고는 별 개성이 없는 평범한 고등학생 카즈키는 어릴 때 집에 들어온 아키호, 츠바사 자매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중 언니인 아키호에게 어렵게 고백해 자신이 오랬동안 키워온 사랑이 결실을 맺으려는 순간, 아키호는 폐렴으로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고백한지 딱 일주일 후) 망연자실한 주인공은 이복 여동생 츠바사를 바라보며 그럭저럭 정신을 추스리는데 이번엔 헛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것은 바로 얼마 전에 죽은 아키호의 유령. 카즈키에 대한 미련으로 저승에 가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 아키호를 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두 사람의 사랑은 2막으로 넘어가는데...
ぱれっと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light에서 넘어온 시나리오 라이터 NYAON, 원화가 쿠스쿠스의 첫 번째 결과물입니다. 두 사람의 시너지 효과는 전작인 Sultan과 Dear My Friend에서 이미 증명되었는데 이번 작 역시 매끄러운 시나리오와 따스한 느낌의 원화, 적절한 감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색다른 순애물을 원하신다면 꼭 잡아보세요.
さくらシュトラッセ - ぱれっと, 2008년 1월 25일 발매
제목의 사쿠라 슈트라세는 상점가가 위치한 항구마을의 거리 이름입니다. 다른 지방에서 생활하던 주인공은 그 거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어머니가 쓰려졌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옵니다만...재수가 없었는지 불법 입국을 시도하는 마녀와 충돌해 빈사 상태에 빠집니다. 자신을 곤경에 빠뜨린 마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주인공, 이에 마녀는 죄책감을 느끼고 무보수로 주인공을 도와 식당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의 입원으로 마땅한 조력자가 없던차에 자청해서 일을 돕기 시작하는 마녀와 소꼽친구 웨이트레스, 사역마인 무뚝뚝한 고양이 소녀와 함께 자신의 추억의 장소인 식당 운영을 재개합니다.
ぱれっと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NYAON과 쿠스쿠스가 2년만에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았습니다. 공통 루트가 조금 단조롭고 시스템이 무겁다는 단점이 있지만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두 콤비의 특징을 잘 반영한 '평균' 이상의 감동과 시나리오, 물 오른 원화가의 정감있는 그래픽, 개성적인 캐릭터들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판매량도 괜찮았다고 하네요.)
さくらんぼシュトラッセ - ぱれっと, 2008년 8월 15일 발매
제목보고 눈치채셨겠지만 1월에 발매한 사쿠라 슈트라세의 팬디스크입니다. 전작의 공략 가능 캐릭터 4명과의 후일담을 다룬 미니 어드벤쳐, 판권 CG들과 다양한 SD 이미지 모음, 벽지와 스크린세이버 등으로 구성된 데스크톱 악세사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새롭게 추가된 CG가 적은게 아쉽긴 하지만 본작을 재미있게 플레이하신 분이라면 웃으면서 즐길 수 있는 미니 시나리오만으로 충분히 돌릴 가치가 있는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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