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아보리카
1998년 5월 28일에 발매된 아리스소프트의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제작사는 하드한 전개의 시리어스 어드벤쳐 게임이라고 하던데 말장난 같아 보이지만 개그 요소는 거의 보이지 않고 시종일관 어둡고 진지한 게임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는 맞아 떨어지는 표현같네요. 지금까지도 아트락나카(アトラク=ナクア)와 함께 스토리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고 판매량도 좋아 2000년 9월 14일에 염가판이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플레이했던 게임 중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으며 유노와 함께 최고의 스토리를 가진 어드벤쳐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엔딩을 보고 나니 스토리 작가에 대한 막연한 존경심마저 생기더군요. 처음에 게임 소개를 보고 불로불사의 존재를 소재로 한 흔해빠진 판타지물로 생각했는데 강렬한 색감의 게임 그래픽, 분위기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배경 음악,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감성을 자극하는 대사와 이벤트로 플레이하는 며칠동안 게임 분위기에 한껏 젖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어가 어느 정도 가능하고 스토리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참한 마가키 중 하나인 게키와 오우키. 가슴 아픈 이벤트의 주인공들
게임 제목이기도 한 데아보리카는 불사의 종족입니다. 죽음이 없는 이들은 따분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인간을 물어 자신의 마가키(凶)로 만든 다음 인간들을 괴롭히는 것을 삶의 낙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인간을 공격하는 흉폭한 마가키가 있긴 하지만 데아보리카 주변에서 시중을 드는 참한 마카키도 있습니다.) 이 종족의 상위 계층인 로드 데아보리카 아즈라이트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신의 기억 일부를 봉인하고 인간들 편에 서서 마가키 헌터로 생활하기 시작합니다. 인간들에겐 두려움과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고 데아보리카에겐 종족을 배반한 원수가 되면서. 의뢰를 받으러 간 한 마을에서 아즈라이트는 술집에서 일하는 소녀 레티시아를 만납니다. 레티시아는 술집에서 일하면서 뭇 남자들의 노리개가 되는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레티시아를 구한 아즈라이트는 소녀의 순수함에 사랑을 느끼게 되고 둘은 함께하기로 약속하지만 마을에 침입한 마가키를 퇴치하는 날, 마을 사람들의 오해로 레티시아는 죽고 맙니다. 레티시아의 시신을 안고서 울부짖는 아즈라이트... 하지만 레티시아가 다른 사람으로 전생할 것으로 믿으며 기억 일부를 또 봉인하고 방랑 생활을 계속합니다. 몇십년 후 레티시아는 다른 마을에서 지젤이라는 길거리 여성으로 전생하고 천신만고 끝에 그녀를 찾게되지만 지젤은 또 아즈라이트의 품에서 숨을 거둡니다. 또다른 레티시아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아즈라이트... 또다른 전생, 만남, 그리고 이별. 이것이 이 게임의 대략적인 스토리 라인입니다. 글로는 별 감흥이 없을지 모르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스토리의 흡입력에 놀라실 겁니다.
가장 인기있었던 마가키, 이리아. 기억에 남는 이벤트 중 한 장면
게임 그래픽과 음악은 일류입니다. 일본 어드벤쳐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셀화풍의 그래픽을 지양하고 약간 거친듯한 유화 분위기를 냈는 데 게임 내용과 딱 맞아 떨어져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요즘 란스 시리즈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원화가 오리온의 초기작으로 거칠면서도 사프한 느낌을 주는 그림체가 참 맘에 들었는데 지금은 동글동글한 로리 스타일로 변해 안타깝네요. 보컬은 없지만 귀에 쏙 들어오는 BGM이 많아 한동안 mp3로 만들어 열심히 듣기도 했습니다. (BGM이 모두 CD 트랙이라 일반 CD 플레이어에서도 들을 수 있어 편하더군요.)
운명을 이겨내고 영원한 사랑을 쟁취한 두 사람. 축복이 함께하길.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단점인지 참 모호하긴 하지만 게임이 너무 정적이라 스토리에 빠지지 않는다면 상당히 지루할 수 있습니다. 제작사 측에선 지루함을 덜기위해 중간중간 마가키와의 전투를 집어넣었는데 전투 역시 코맨드 선택 방식이라 지루하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전술했던 것처럼 스토리 자체가 상당히 잘 다음어져 있기 때문에 스토리를 중시하는 게이머에겐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감성적인 스토리 중시하는 어드벤쳐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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