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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O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3D 게임 전문 메이커 일루전의 2D 게임들을 소개합니다.



일루전(イリュージョン)의 3D 게임들에 심취했던 시절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처음부터 3D 게임을 제작했을까? 생각난김에 겟츄에서 검색을 해보니 가장 오래된 게임이 1996년 6월에 발매된 망구리(まんぐり). 어떤 게임인지 확인해 보았더니 바이퍼 시리즈 같은 셀 애니메이션 게임이었습니다. 흠, 그렇다면 2D 게임도 만들었다는 소린데... 대부분의 게임 정보 사이트가 Windows 플랫폼에서 제작된 게임부터 소개하고 있는지라 이전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왕 시작한거 뭐라도 건지겠다는 생각으로 PC-9801 게임까지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몇몇 사이트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모래사장에서 바늘 하나라도 찾아보자는 심정으로 찔러본건데 막상 검색해보니 굵직한 정보들이 줄줄히 나오더군요. 이 회사 93년부터 게임 만들기 시작했고 PC-9801로 발매한 게임이 10개가 넘었습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게 인지상정이라더니 게임 목록을 입수하자 이번엔 직접 돌려보고 싶어졌습니다. 제작사 홈페이지에 소개조차 없는 유물들을 파는 곳이 있을리 없겠지만 몇 개 타이틀은 패키지나 매뉴얼을 구경하고 싶어 중고품의 보고, 야후 옥션을 며칠간 뒤졌는데 역시 없더군요. (하긴 당시로선 마이너 제작사였을테니) 중고 게임을 취급하는 사이트도 검색해 보았는데 PC-9801 게임 관련 카테고리조차 없는 것으로 보아 일본쪽에서도 찾는 사람이 별로 없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어 에뮬(anex86)용 이미지 파일을 찾기 시작했고 일주일 정도 뒤지니 대충 목록이 채워졌습니다. anex86이 성능은 좋긴 한데 fdi, hdi 이미지만 지원하므로 dcp, hdm 등 다른 이미지 포맷은 별도의 컨버터를 사용해서 바꾸고, 인스톨해야 하는 것은 하드 이미지 만들어 설치하고, 그래도 실행 안되는 것은 옵션 만져주고... 이런 지루한 작업으로 며칠을 보냈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참 지랄맞다.)

이렇게 해서 만든 결과물을 아래 포스팅합니다. 모든 게임의 엔딩을 본 것은 아니지만 스토리외에 여러 요소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과 무슨 게임인지를 알 수 있는 이미지를 게시하니 일루젼도 이런 시절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으로 읽어주세요.


エンジェルアーミー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엔젤 아미(エンジェルアーミー)는 1993년 4월 1일에 발매된 일루전의 데뷔작으로 대전략 스타일의 SLG입니다. 게임 시작 시 지도에서 국가를 선택하고 보유 병력과 무기를 잘 활용해 세력을 확장하는 일종의 땅따먹기 게임입니다. 각 세력마다 미소녀가 한 명씩 할당되어 있는데, 해당 영토를 점령하면 포로로 데려올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붕가로 제압) 신생업체의 데뷔작 치고는 신선한 시도였지만 대전 방식이 단순해 쉽게 질리더군요. 하지만 시장에서의 평가는 괜찮았다고 합니다.


性戦士もっこりまん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성전사 못코리망(性戦士もっこりまん)은 1993년 8월 27일에 발매된 게임으로 PC-9801 시절 일루전의 마스코트 역할을 했던 못코리맨의 데뷔작입니다. 참고로 못코리(もっこり)의 사전적인 의미는 주변보다 볼록하게 솟아올라 있는 모양인데 남자가 발기된 상태를 지칭하는 은어로도 사용됩니다. 게임 제목을 번역하면 '발기맨' 정도 되겠네요. :) 음성은 없지만 엔카풍의 오프닝에 엽기적인 가사, 시작부터 상당한 포스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시나리오 클리어 방식의 액션 게임으로 적들을 물리치고 여자가 있는 곳까지 가야 하는 액션 파트, 공략 대상의 환심을 사야 하는 어드벤쳐 파트, 환심을 샀으면 성적으로 만족시켜야 하는 시뮬레이션 파트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특히 시뮬레이션 파트에서는 마우스를 삽입 방향으로 열심히 드래그해 여성의 만족 수치를 높여야 클리어할 수 있는데 요즘 일루젼 게임의 H 시스템이 이때부터 사용되고 있어 상당히 놀랐습니다. 리메이크해도 꽤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네요.


牌牌遊戯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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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패유희(牌牌遊戯)는 1993년 11월 20일에 발매된 탈의 마작 게임입니다. 오프닝에서 자막이 안나와 이상하다 싶었는데 갑자기 귀여운 여자 목소리가 흘러 나와 깜짝 놀랬습니다. (일부 음성 지원) 시나리오 선택해 마작 대전하면서 하나씩 벗겨 나가는 전형적인 18금 탈의 마작이지만 93년 게임 답지않게 SD 캐릭터들이 귀여워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2인 마작으로 난이도도 적당해 시간 때우기용으로 좋을 것 같더군요.


闇の稜線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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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능선(闇の稜線)은 1994년 3월 25일에 발매된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자동차 사고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누군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미스테리풍의 성인 드라마인데 후반의 급전개가 아쉽긴 했지만 스토리쪽으로는 괜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귀여움이 싹 사라진 퇴폐적인 느낌의 원화도 기억에 남는 게임이었습니다. 패패유희와 마찬가지로 일부 이벤트에서 음성을 지원합니다.


もっこりまんRPG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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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코리망 RPG(もっこりまんRPG)는 1994년 6월 24일에 발매된 일루젼의 첫 RPG이자 못코리맨이 등장하는 두 번째 작품입니다. 외계성인의 무차별 SEX 공격으로부터 지구 여성을 지키기 위한 못코리맨의 활약을 그린 에로 코미디물로 일루젼은 여기서 색다른 시도를 합니다. 바로 에로씬의 애니메이션 연출. 바이퍼 시리즈처럼 세련되진 않았지만 움직임이 꽤 리얼해 주목을 받았을 것 같네요. 여기에 AV 촬영소에서 여성 파티원을 구하거나 체력 보강을 위해 러브호텔(일반 RPG의 여관 개념)에서 쉴 경우 밤에 자지 않고 파티원끼리 응응응을 일삼아 오히려 체력을 낭비하는 현실적인 시스템이 많이 도입된 게임입니다. (하긴 피끓는 청춘들이 여관에서 잠만 자겠습니까?) 덧붙여 전투씬이 얼마나 깨던지... 요상한 SEX BATTLE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각종 체위와 관련된 필살기가 난무합니다. 도구점이나 무기점에서 이상한 것들만 팔길래 왜그러나 했는데 전투 시 데미지를 입히는데 바이브나 로터 등이 꼭 필요합니다. 성인 만화로 에너지 보충하고요. 게임이 생각보다 길어 엔딩을 보진 못했지만 후반 스토리가 기대되는 작품이었습니다.


鬼頭島女子刑務所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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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토시마 여자 형무소(鬼頭島女子刑務所)는 1994년 11월 2일에 발매된 어드벤쳐 게임으로 여자형무소를 소재로 한 능욕물입니다. 능욕 대상을 처음부터 선택해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하긴 하나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 단순 능욕물이라 별로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다고 하네요. 실제 일본쪽 리뷰를 보니 대부분 비난 일색이었습니다. 한 캐릭터 엔딩을 보았는데 왜 비난 일색인지 알 것 같더군요. 이번에 플레이한 게임 중 가장 재미가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レッドコブラ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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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코브라(レッドコブラ)는 1995년 3월 10일에 발매된 슈팅 게임입니다. 일루젼의 마스코트 못코리맨이 찬조 출연하지요. 스샷 보시면 알겠지만 전투 파트가 세가의 고전 명작 스페이스 헤리어와 무척 닮았습니다. 진행 방식도 아주 비슷하고요. 당시 18금 게임에 이런 3D 스타일의 슈팅 요소를 도입한 것은 일루젼이 최초가 아닐지... 실패한 전작인 키토시마 여자 형무소와는 달리 시스템도 참신하고 개그 요소도 스토리에 잘 녹아있어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참고로 어드벤쳐 파트의 캐릭터들 슈츠 디자인이 무척 촌스러운데 데스블러드 시리즈의 촌스러운 슈츠들이 어디서 왔나 했더니 꽤 오래전부터 시작된거였군요. 게임 중간중간 애니메이션 처리된 전투 장면과 H씬이 볼만한 게임이었습니다.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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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監禁)은 1995년 5월 18일에 발매된 어드벤쳐 게임으로 2001년에 발매된 레퀴엠 허츠(レクイエムハーツ~監禁~)의 원작에 해당하는 작품입니다. 마약 신디케이트와 국제 경찰의 대립을 그린 어드벤쳐 게임으로 이브 버스트 에러처럼 각 주인공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시나리오가 자동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라 멀티 시나리오 시스템으로서의 참신함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 리메이크작에서는 건슈팅 모드도 있어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원작은 마우스 클릭으로 대화를 넘기는 전형적인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전작들과의 다른 점이라면 같은 16색을 사용했어도 색감이 상당히 세련되고 캐릭터들이 잘 다듬어져 있다는 것. 리메이크작과 비교해가며 플레이해보면 나름 재미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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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9801용으로는 여기까지 발매되었고 이후 일루젼은 Windows 플랫폼으로 자리를 옮겨 망구리(まんぐり), 표류(漂流)와 같은 애니메틱 어드벤쳐 게임을 차례로 발표합니다. (PC-9801 플랫폼을 아예 버린 것은 아닙니다. 96년까지는 양쪽 플랫폼으로 모두 게임을 냈었으니까) 3D 요소는 1995년 5월에 발매된 감금(監禁) Windows 3.1판부터 도입되었고(렌더링한 3D 화면을 그냥 보여주는 방식이라 실제 3D 게임은 아닙니다.) 리얼타임 폴리건은 1998년 11월 6일에 발매된 DES BLOOD2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D 표현 방식은 1999년 8월 6일에 발매된 레이싱 게임 완간드림(湾岸DREAM)을 끝으로 일루젼 게임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죠. 2000년 이후의 게임들은 제작사 홈페이지에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으니 여기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PC-9801 시절 게임들을 돌려면 소감을 적어보자면, 요즘은 스토리 없이 3D 모델링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만 신경을 써 내놓는 게임마다 혹평을 받고 있지만 이 시절에는 나름 혁신적인 시도를 많이했던 괜찮은 브랜드였다고 생각합니다. 주인장이 이번 조사를 한 이유는 3D 에로게 시장을 개척했듯이 2D쪽에서도 그런 시도를 했는지 궁금해서였습니다. 자료를 정리해보니 초기작부터 전략 시뮬레이션, 액션, 퍼즐, 슈팅, 애니메틱 어드벤쳐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실험을 했던 흔적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이런 시도는 Windows 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빛을 바래기 시작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일루전은 95년 중반부터 Windows 플랫폼으로 게임을 내기 시작했는데 운영체제를 옮긴 다음 바로 지금과 같은 형태의 3D 게임을 제작한 것은 아닙니다. 3년 정도는 PC-9801 때와 비슷한 스타일의 2D 게임을 내놓았고 본격적인 리얼타임 폴리곤 그래픽은 1998년 11월에 발매된 DES BLOOD2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이전에 일부 게임에서 사용된 3D 효과는 모두 프리 렌더링된 동영상)

이러한 사정으로 위에서 소개한 게임들은 전체 2D 라인업 중 절반 정도. 이왕 시작한거 마무리를 짓고 싶은 생각으로 나머지 Windows용 2D 게임을 돌려보고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게임 소개에 앞서 결론부터 먼저 얘기해보자면 일루전에 3D 게임으로 방향을 선회한게 정말 잘했다는 것입니다. 소개한 내용을 보시면 알겠지만 대부분의 게임 완성도가 PC-9801 때와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었습니다. 3D 게임을 제작하지 않았다면 진작에 도산했거나 지금까지 저가형 게임이나 남발하는 회사가 되었을 겁니다. 아마 메인 스텝들도 이점을 인식하고 회사의 살길로 당시 경쟁작들이 없었던 3D 게임 제작을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방향을 잘 잡은 것 같습니다.)


乱交女体釣り~もっこりまんのナニでヌシ釣り~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난교 여체 낚시(乱交女体釣り~もっこりまんのナニでヌシ釣り~)는 1995년 8월 11일에 발매된 액션 게임으로 당시 일루전의 마스코트 못코리맨이 등장하는 마지막 게임입니다. 여러 장소(주로 풀장이나 온천)에서 다양한 속성의 미소녀들을 낚는 게임인데, 낚는다고 하니까 그냥 여자 꼬시는 건가 하시겠지만 이 게임은 온천이나 풀장에서 미끼와 낚시대를 사용해 여자들을 진짜 낚는 게임입니다. (왜 여자들이 물속에 있는지 묻지 마세요. 주인장도 모릅니다. orz) 찌 내려가는 타이밍을 적절히 판단해 낚으면 에로씬이 진행되는 단순한 방식의 게임으로 제목 보고 설마 했는데 정말 낚시 게임이었습니다. 일루전에 제작한 처음이자 마지막 낚시 게임이라는데 의의를 둘 수 있는데(별 재미는 없습니다.) 18금 낚시 게임은 지금까지도 이게 유일하지 않을까 싶네요.


エーゲ海の雫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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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해의 물방울(エーゲ海の雫)은 1995년 12월 15일에 발매된 어드벤쳐 게임으로 18금은 아니지만 일루전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3D 효과를 도입한 작품입니다. (3D를 처음 사용한 게임은 1995년 5월에 발매된 감금 Windows판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3D 이미지만 사용했고 화면 이동이나 캐릭터 행동과 같은 동적인 요소가 전혀 없었습니다.) 위 게임 화면 보시면 알겠지만 3D 렌더링 이미지를 배경으로 깔고 장소를 이동할 때는 각 장소 이미지를 차례로 표시해 움직이는 효과를 주었으며 캐릭터를 만나 대화할 때는 미리 제작한 3D 동영상을 돌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지금 보면 렌더링 수준이 동인 게임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오늘날의 3D 게임 제작사 일루전을 있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裏マンション発禁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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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6월 7일에 발매된 우라 맨션 발금(裏マンション発禁)은 새로운 맨션으로 이사하면서 이상한 일을 겪게 되는 부부가 주인공인 평범한 대화 선택형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자막이 따로 표시되지 않는 풀 음성 진행이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성우들 연기가 바닥을 치는 관계로 감정 이입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목소리 연기가 안 되는 경우는 처음 봤습니다. 성우 맞나 싶을 정도) 96년 게임치고는 스킵 기능이 편리한 것을 제외하고는 평이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더군요. 시스템이 평범하면 게임 그래픽이라도 예뻐야 하는데 캐릭터 디자인이나 그래픽이 당시 기준으로도 무척 구립니다. 지금 와서 이 게임 잡으실 분은 없겠지만 평가를 물어보면 '비추'라고 대답하겠습니다.


まんぐり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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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6월 28일에 발매된 망구리(まんぐり)는 아직까지 겟츄에 정보가 남아있는 첫 작품입니다. 뭔가 기념비적인 게임같아 보였는데 내용은 조금 당황스럽더군요. 루이지라는 서큐버스가 나타나 주인공을 어떤 곳으로 데려가는데 가는 길목마다 미소녀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잡아서 붕가로 제압하거나 그냥 지나칠 수 있는데, 이러한 주인공의 액션이 루트 분기로 활용됩니다. 어떤 미소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루이지와의 엔딩이 달라지더군요. 플레이어가 개입할 수 있는 요소가 그것 뿐이라 이게 게임 맞는지 싶을 정도였고 에로씬 애니메이션 프레임도 엄청 딸려 여러가지로 실망한 타이틀이었습니다.


漂流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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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9월 13일에 발매된 표류(漂流)는 현재에서 태평양 전쟁 시대로 타임슬립한 학생들의 모험을 그린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평범한 시스템의 대화 선택형 게임이지만 잘못 선택하면 공략 대상 히로인들이 무지막지하게 죽어 나가는 관계로 상황을 잘 봐가며 대화문을 선택해야 합니다. 각 히로인과의 시나리오가 완전히 다른 멀티 엔딩형 게임이고 에로씬 애니메이션이 그런대로 볼만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과 게임 그래픽도 양호한 편이고요.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일루전 게임 중 가장 나아 보였습니다.


生本●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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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生本●)는 1996년 10월 25일에 발매된 어드벤쳐 게임으로 처음에 실행하면 시커먼 TV 화면에 채널 버튼만 있어 플레이어를 당황하게 만듭니다. 각각의 채널을 클릭하면 이상한 뉴스, 날씨 정보, 야한 드라마, CM 등 TV 프로들이 재생되는데 모두 풀 애니메이션이라 정말 TV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CM도 비슷한 시기의 일루전 제품 선전이라 흥미롭긴 한데...문제는 이게 전부입니다. 순서대로 채널을 보면 오마케 모드에 시청한 프로가 등록되는데 나중에 다시 돌려볼 수 있는게 고작입니다.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건 그게 다에요. (게임이라고 해야 하나?) 기존 일루전 게임과 다르게 세련된 캐릭터 디자인에 잘 움직이는 에로씬 애니메이션이 유일한 장점. 특이한 소재라는 건 인정하지만 TV 화면 보는게 전부라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魔界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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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魔界)는 1997년 2월 14일에 발매된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감금 Windows판과 에게해의 물방울에 이어 3D 요소를 도입한 3번째 게임으로, 위 두 작품과는 달리 3D 필드가 실시간으로 구현되어 기술적으로 상당한 진보를 이뤘습니다. 에게해의 물방울이 전연령 게임이라 3D 에로씬은 감금에 이어 2번째인데 모델링이 꽤 좋아졌고 동영상이긴 하지만 에로씬도 잘 움직여 색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중간에 남자끼리 하는 장면이 있어 BL 에로씬을 3D로 구현한 첫 작품입니다. :)


過激ゲーム(1)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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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8월 28일에 발매된 과격 게임(1)(過激ゲーム(1))은 캐릭터를 직접 조작하는 방식의 어드벤쳐 게임입니다. 산책 연구회(이런 클럽도 있나 보네요.) 소속의 주인공이 여자 부원들과의 합숙 훈련 중 겪게 되는 사고를 해결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으로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저택의 여기저기를 돌아 다니면서 아이템을 얻고 그것으로 잠긴 문을 따거나 퍼즐을 해결하면서 게임을 진행해야 합니다. 캐릭터 조작 화면은 아주 허접했는데 이벤트 그래픽이 깔끔하고 제법 긴장감을 주는 전개도 괜찮았습니다.


DES BLOOD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일루전의 2D 시절을 아십니까?

1997년 12월 26일에 발매된 DES BLOOD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던전 RPG 스타일의 이동 화면에 일부 3D 그래픽을 적용했는데 장소 이동을 제외하고 프리 렌더링한 이미지를 표시하는 방식이라 진정한 3D라고 보기 힘들지요. 이벤트 그래픽은 위 스샷처럼 정지 화상에 대화문이 출력되는 방식입니다. (지금 보니 무섭기까지) 3D의 일루전을 있게 한 기념비적인 작품 DES BLOOD 시리즈의 출발점이라는데 의의를 둬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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