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TISH MINE
2000년 9월 14일에 발매된 일루전의 3D RPG 감상입니다.
기본 정보
・브랜드: ILLUSION
・가격: 9,800엔
・발매일: 2000/09/14
・장르: 3D RPG
영상
스토리
A.D. 2058년. 지구를 파멸로 이끌 혜성이 소리없이 다가오는 가운데, 범죄조직 GG(네이밍 센스가 참...)의 특급 에이전트 켄트가 슬럼가에서 조직원들에게 쫒기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기억을 잃어버린채 조직에 충성하던 켄트는 우연한 기회에 조직의 보스가 자신을 세뇌시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에 환멸을 느껴 탈출을 시도하던 중 발각되어 죽음 직전까지 내몰립니다. 이때 한 여성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하게 되고, 자신을 구해준 여성이 경찰 내 특수 조직인 SPAT의 일원임을 알게됩니다. 이에 켄트는 자신의 기억을 찾기 위해 SPAT 조직원인 마키와 행동을 같이 하게 됩니다.
감상
미행과 데스블러드3로 리얼타임 폴리건 처리 기술에 어느 정도 자신이 붙었는지 일루전은 2000년 9월에 색다른 시도를 하게 됩니다. 바로 에로게 최초의 리얼타임 3D RPG. 쉽게 말해서 1999년 2월에 발매된 파이널판타지8의 18금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게임성이나 판매량면에서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2D 일색의 에로게에서 이런 시도를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념비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쿠소라는 소리를 듣던 말던 끊임없이 이런 시도를 하기 때문에 주인장이 일루전을 좋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주인장과 함께 에로게 최초의 3D RPG, BRUTISH MINE에 대해 살펴 봅시다. 참고로 10년전 게임이니 요즘같은 미려한 3D 화면을 기대하진 마십시오.
게임은 전형적인 외길 진행형 RPG입니다. 중반 이후 분기가 하나 있긴 하지만 이벤트만 달라질 뿐 엔딩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게임은 주인공 켄트가 SPAT에 합류하는 시점부터 장소 이동-이벤트 발생-문제 해결-또 장소 이동순으로 진행되며 간간히 전투가 발생하고 스토리가 죽 진행되어 엔딩까지 나아가는 방식입니다. 이벤트는 어느 장소에서 누구를 만나 무슨 아이템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대부분이라 단조로운 느낌을 주었고 이동 속도까지 느려 게임 진행은 전체적으로 지루한 편입니다. (RPG 게임인데도 바하 시리즈처럼 커서키로 방향을 바꾼 후 이동하는 식이라 간판이나 기둥같은 장애물을 만나면 짜증이 납니다.)
리얼타임 이벤트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PS 그래픽 수준입니다.
이벤트는 리얼타임 폴리건으로 진행되는 것과 3D 동영상으로 진행되는 것이 있는데 리얼타임의 경우 캐릭터 모션도 별로 없는 것이 쓸데없이 길어 지루했습니다. 더구나 표정 변화 하나 없는 캐릭터에 엇나가는 성우의 음성까지 집어넣은 센스 덕이 플레이 내내 괴로웠습니다. 에로신과 보스 출현 장면이 대부분인 3D 동영상쪽은 나름 볼만했지만 20년전 게임이라 그런지 촌스럽더군요. (무섭게 모델링된 여성 캐릭터와 하는 장면을 구경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전투 장면과 썰렁한 마법 연출은 B급 PS 게임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일본식 RPG의 꽃인 전투 밸런스는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하품나올 정도로 쉬운 편도 아니었고 노가다를 해야할 정도로 어렵지도 않아 그럭저럭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 (인카운터율이 조금 높은 것이 옥의 티) 일반 턴제에 그란디아의 빠르기 우선 방식을 혼합했는데 캐릭터간 균형이 의외로 잘 맞춰져 있어 진행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썰렁한 마법 효과나 환수 연출 때문에 점수를 많이 깎아 먹긴 했지만 전투 시스템 자체는 그렇게 못만들지 않았습니다. (캐릭터 모션도 부자연스러워 역시 에로게는 한계가 있구나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게임 UI는 여기저기서 따온 느낌이라 친숙합니다.
시스템은 여기 저기서 따온 느낌이었습니다. 위 메뉴 구성 보시면 알겠지만 일본식 RPG에 있을만한건 다 모아놨고 레벨만 없다 뿐이지 경험치나 무기/마법 숙련도 등 캐릭터 성장에 필요한 파라메터는 고루 갖춰져 있었습니다. 레벨이 없어 마법은 마도서라는 아이템으로 습득해야 하는데 게임 진행 중 자연스럽게 입수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맘에 들더군요. 쓸데없는 레벨 노가다가 없어 게임 진행의 지루함을 어느 정도 덜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파이널판타지8을 벤치마킹해 에로게로 뽑아낸 사실은 높이 사겠지만 게임성은 기존의 일루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작품이었습니다. 제작진들은 자사 최초의 RPG기 때문에 에로 요소를 줄이는 대신 게임성을 살리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어중간한 게임성에 어중간한 에로도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게임이 되 버렸습니다. (일루전 게임 중 에로씬이 가장 적은 작품) 속편을 내놓기 위해 엔딩 후에도 몇 가지 의문점은 그대로 남겨 놓았던데 판매량이 별로여서 그런지 아직까지 속편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도 스토리면에선 일루전 게임치고는 괜찮은 수준이니 그동안 갈고 닦았던 3D 기술로 때깔 나는 후속편을 제작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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