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야한 글을 썼던 늙은 덕후의 딸감이 모여있는 곳

H・ERO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Erogos의 애니메틱 어드벤쳐 게임 시리즈 소개입니다.



유이코보(ゆい工房)라는 디지털 애니메이션 게임 제작사가 있습니다. 1999년에 설립된 이곳은 초기에는 주로 소니아나 잼 크리에이션의 애니메틱 어드벤쳐 게임 하청을 받았는데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이자 Erogos라는 자체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소니아 도산 후 일부 스탭이 여기에 흡수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여성 애니메이터 에바다 리사(江端里沙; 여기서는 彩珠子라는 이름을 사용했습니다.)를 영입해 2004년 3월부터 한달 단위로 풀 디지털 애니메이션 게임을 내놓았습니다. 이 시리즈의 제목은 러브 페치(らぶフェチ), 각 편마다 신체의 특정 부위를 '야하게' 다루고 있어 소재에 잘 어울리는 제목이라고 할 수 있죠. 본격적으로 시리즈를 소개하기 전에 페치(フェチ; fetish)의 의미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페티시즘(fetishism)의 사전적 의미는 주물 숭배입니다. 마법의 힘을 갖는다는 의미인 라틴어 팍티키우스(facticius)에서 유래되었으며, 15세기 후반 포르투갈 뱃사람들이 돌이나 나무 등을 숭배하는 서아프리카 흑인들과 접촉하면서 알게 된 민간 주술 신앙을 말합니다. 장거리 항해가 목숨을 걸 정도로 위험한 일이었던 당시에는 선원들이 영험하다는 악세사리를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안전을 빌곤 했는데 이걸 포르투갈어로 페이티소(feitico)라 불렀으며, 후에 영어로 넘어오면서 페티시(fetish)가 되었습니다.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처음에는 종교/주술적인 의미였던 페티시에서 '물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는' 개념을 빌려 요즘에는 성적 취향을 정의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대상을 세분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 대상이 이성의 특정 신체 부위인 경우도 있고 장갑이나 신발, 속옷과 같은 몸에 지니고 있는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정상적인 성욕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지만 유명 문학 작품들의 소재가 될 정도로 인간의 근원적 심성을 반영한 감정 표현입니다.

단어 설명은 이 정도로 하고 이제부터 시리즈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우선 회사의 기획력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게임은 감상을 적을 정도로 긴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치밀한 설정이나 캐릭터간의 절묘한 교감도 없습니다. 대사 꼼꼼히 읽어도 한 시간 정도면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짧고 선택사도 서너개가 고작이라 게임이라고 해야 할지도 망설여집니다. 이렇게 말하면 용두질 할 때 윤활유 역할을 하는 디지털 딸감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이 시리즈의 진정한 가치는 야겜 유저들의 다양한 욕구 중 꼴리는 시츄에이션을 '선택'해 이야기에 '집중'시켰다는 것입니다. 뭔 소리냐고요?

여러분은 야겜을 왜 하십니까? 각자의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이 나오겠지만 주인장 남녀간의 자극적인 관계 묘사가 가능해서 좋아합니다. 주인공과 히로인의 로맨스를 예로 들어볼까요? 일반 게임에서는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는 경우 얼굴 붉히며 고백하고 포옹하거나 가벼운 입맞춤이 고작입니다. 하지만 현실의 남녀 관계는 그렇지 않지요. 사랑한다면 딥키스나 진한 애무, 그러다 필 받으면 몸을 섞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자극적인 묘사를 게임에서 보고 싶은 유저들도 있을 것이고 그게 바로 성인용 게임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모든 유저들이 감동적인 스토리나 절묘한 난이도, 치밀한 게임 시스템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박음직한 미소녀의 교태를 보면서 치고 싶은 사람에게는 세워줄 화면만 있으면 됩니다.

이제부터 소개할 러브 페치 시리즈는 이런 자극으로 가득한 게임입니다. 더구나 그 자극을 여성의 특정 부위로 세분화하여(대부분의 18금 게이머가 남성이므로) 유저들의 취향을 만족시켰습니다. 게임 플레이 목적만큼이라 원하는 성적 취향은 다양합니다. 이 부분을 정확히 간파한 것이지요. 그럼 어떻게 세부화했는지 각 시리즈에 대해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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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Vol.1

러브페치 Vol.1(らぶフェチシリーズ Vol.1 手コキ編)은 2004년 3월 26일에 발매되었으며 부제 그대로 테코키(手コキ)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테코키는 손으로 성기를 자극하여 상대를 흥분시키는 유사 성행위를 의미하며 수음(手淫)의 속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가늘고 부드러운 여성의 손을 선호하는 야게머들을 기억해두세요. 에로씬의 대부분이 그녀들의 미끈한 손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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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Vol.2

러브페치 Vol.2(らぶフェチシリーズ Vol.2 パイズリ編)는 2004년 5월 14일에 발매되었습니다. 부제인 파이즈리(パイズリ)는 사전에 없는 일본식 조어로 풍만한 여성의 가슴을 의미하는 おっぱい와 마찰을 나타내는 의태어 すりすり를 합친겁니다. 충분한 크기여야 자지를 감쌀 수 있기 때문에 빈유에게는 치명적인 스킬이라고 할 수 있죠. 영문 부제가 Bust Attack이던데 참 잘 지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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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Vol.3

러브페치 Vol.3(らぶフェチシリーズ Vol.3 覗き・オナニー編)는 2004년 5월 28일에 발매되었으며 소재는 훔쳐보기(覗き)와 자위행위(オナニー)입니다. 자위하는 미소녀를 옆에서 대놓고 보기 때문에 훔쳐보는 쾌감(관음증)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지만 황홀한 표정으로 본능에 몸을 맡기는 히로인을 원 없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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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Vol.4

러브페치 Vol.4(らぶフェチシリーズ Vol.4 脚フェチ・足コキ編)는 2004년 6월 25일에 발매되었습니다. 아시코키(足コキ)는 영어로는 footjob이며 성행위 전 전희를 목적으로 여성이 남자의 성기를 발로 자극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쭉 빠진 미소녀의 다리야 페티시의 단골 메뉴니 이런 시리즈에 안 나오면 섭섭하죠. 양말이나 스타킹 같은 보조 아이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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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Vol.5

러브페치 Vol.5(らぶフェチシリーズ Vol.5 フェラチオ編)는 2004년 7월 30일에 발매되었습니다. 부제인 펠라치오(フェラチオ; fellatio)는 남자의 성기를 입술이나 혀로 애무하는 구강성교의 한 종류입니다. 영어로는 blow job이며 어원은 무엇을 마신다는 의미의 라틴어 동사 fellare. 원할한 박음을 위한 전희로써 많이 행해지는데 몇시간 동안 이것만 하는 어른 비디오가 나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미소녀들이 죽이게 빨아주는 장면이 가득하니 이거 좋아하는 분들은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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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Vol.6

러브페치 Vol.6(らぶフェチシリーズ Vol.6 三者面談編)는 2004년 8월 27일에 발매되었으며 부제는 면담이라고 쓰고 3P로 읽으면 됩니다. 히로인 둘을 상대하는 더블플레이가 주를 이루고 있죠. 시츄에이션은 이전 시리즈가 모두 나오기 때문에 총정리 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해서 1기는 끝을 맺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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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제2기 사드편

7개월이 지난 2005년 3월 25일에 러브페치 제2기 사드편(らぶフェチ第二期~サド編~)이 발매되었습니다. 이전의 6편이 신체의 특정 부위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한다면 2기는 시츄에이션을 강화한 것이 특징. 부제 그대로 상대를 괴롭히면서 쾌감을 느끼는 새디즘 얘기입니다. 히로인의 고통스런 표정이 화면을 가득 메웁니다만 대부분이 소프트한 괴롭힘이라 이쪽에 내성이 없어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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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제2기 마조편

2005년 4월 28일에 발매된 러브페치 제2기 마조편(らぶフェチ第二期~マゾ編~)은 위와는 정 반대로 상대에게 괴롭힘을 당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마조히즘이 주된 소재입니다. 소재에 걸맞게 여왕님이 잔뜩 나오죠. 히로인들이 전부 S 속성으로 바뀌고 주인공이 M에 눈을 떴다는게 어색하긴 하지만 1편과 마찬가지로 괴롭히는 레벨이 소프트한지라 그렇게 부담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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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제2기 러브편

2기는 2005년 4월 28일에 발매된 러브페치 제2기 러브편(らぶフェチ第二期~らぶ編~)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부제가 사랑이라 그런지 이전 시리즈처럼 닥치고 붕가가 아니라 달달한 데이트 장면도 제법 나옵니다. 물론 데이트 마치고 열심히 박아 야겜 본연의 모습도 충실히 보여주었습니다.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주인공의 정액을 마셔주는 히로인들은 여기서만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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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페치 시리즈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 페치 시리즈는 위 9편 외에 야겜 잡지 테크자이안 부록으로 6편이 더 나왔습니다. 테크자이안 부록은 특정 행위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시리즈에 등장했던 히로인들을 중심으로 한 사이드 스토리입니다. 잡지 부록이라 본편 길이의 절반도 안 되지만 애니메이션 퀄리티는 별 차이 없으니 시리즈 팬이라면 이것도 챙기시길.

러브페치 시리즈

러브 페치 시리즈는 이렇게 끝났지만 2006년 2월부터 마호타마(まほ☆たま)라는 마법소녀물이 바톤을 이었습니다. 캐릭터들이 모두 로리 취향으로 바뀌고 부루마나 학교 수영복 같은 코스튬 부분이 강화된 것이 특징. 전작과 마찬가지로 인터페이스 간단하고 대사 읽어도 한두시간이면 엔딩을 볼수 있으며 에로씬이 잘 움직여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그냥 보면서 자극을 즐기는' 시리즈였습니다. 러브 페치 시리즈가 성적 흥분을 일으키는 여성의 특정 부위를 다뤘다면 마호타마 소재를 '복장'까지 확대한 셈이지요.

러브페치 시리즈

2007년 5월부터 매니악한 장소와 강도 높은 조교 플레이에 특화된 인(淫) 시리즈가 6편 더 나왔습니다. 제목에서 풍기는 늬앙스대로 지하철이나 화장실, 공원 등에서 벌어지는 가학적인 성행위가 주된 테마입니다. 성숙한 느낌의 캐릭터 디자인과 성적 자극에 특화된 다양한 시츄에이션, 잘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연출까지, 전작들의 장점을 고스란히 계승한 괜찮은 디지털 딸감이었습니다.

추천할만한 게임은 아닙니다만 특정 부위에 대한 자극만을 원한다면 돌려볼만한 시리즈입니다. 그 용도 하나를 위해 게임이 21개나 나왔으니까요. 그 정도 숫자라면 유저들의 호응이 만만치않았다는 반증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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