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하츠
1994년 3월 11일에 발매된 기가의 에로틱한 슈팅 게임입니다.
・브랜드: 戯画
・장르: 슈팅
・발매일: 1994/03/11
・원화: 木村貴宏
유명 애니메이터 키무라 타카히로(木村貴宏)가 원화를 맡은 첫 성인용 게임은 1993년에 발매된 베리어블 지오(ヴァリアブル・ジオ)입니다. 전설의 웨이트레스 여전사 타케우치 유카를 탄생시킨 이 게임은 원화빨인지, 아님 게임성이 좋았던지 꽤 인기를 끌었고 콘솔 이식은 물론 OVA로까지 제작되었습니다. 그 후 소니아의 바이퍼 시리즈를 맡기 전까지 키무라 타카히로는 기가에서 게임 원화를 두 번 더 맡았는데 그 중 하나가 지금부터 소개할 슈팅 게임 스팀하츠(スチームハーツ)입니다.
전설의 미소녀 격투 게임 배리어블 지오. 키무라 타카히로의 데뷔작입니다.
스팀하츠는 1994년 3월에 PC-9801용으로 처음 발매되었고, 1996년 3월에는 PC엔진으로 이식 후 1998년 9월에는 새턴으로 이식되었습니다. 원작이 18금이라 양대 콘솔로 이식된 버전은 모두 18추로 발매되었지만 가정용이라는 한계 때문에 므흣한 이벤트들이 왕창 수정되었지요. 대신 콘솔용 버전은 슈팅 모드가 상당히 강화되어 STG 자체만 놓고 봐도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 감상은 원작인 PC-9801판 기준입니다.
슈팅이 왠 18금? 이런 생각을 가지신 분들을 위해 게임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풍요로운 혹성 웨스티나. 현명한 여제 니르바나와 출중한 능력의 마스터 엠브리오들이 통치하는 이 혹성에 어느 날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침투합니다. 여제를 비롯한 마스터 엠브리오들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평소의 선량한 성품을 잊고 파괴를 일삼기 시작했고 풍요의 혹성은 어느덧 지옥으로 변해 버렸습니다. 선천적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가진 엠브리오 브로와 파라는 자신들의 신체적 특성을 이용해 별을 구하기로 결심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제와 마스터 엠브리오들에게 총구를 겨누기 시작하는데...
보시다시피 슈팅 파트는 빈말이라도 좋다고 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양산형 SF 애니메이션에 사용하면 적당할 스토리인데 문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여제와 마스터 엠브리오 치료 방법이 항체를 보유한 두 주인공들과의 섹스라는 것입니다. (이래서 18금) 게임은 스토리가 있는 슈팅 모드와 스테이지 클리어 후 치료를 빙자한 에로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콘솔쪽은 그럭저럭 괜찮지만 원작의 슈팅 파트는 솔직히 못만들었습니다. 공격 패턴도 단순해 재미도 없고요. 마스터 엠브리오와의 보스전이 그나마 할만하긴 한데 공격 방법이 지나치게 정직해(구석에 박혀 있으면 지혼자 알아서 패턴대로 엉뚱한 곳에서 공격하고 있습니다.) 나중엔 에로씬을 보기 위해 슈팅 파트를 진행하는 꼴이 되어 버립니다. 그나마 에로씬이 애니메이션이고 원화가의 유명세답게 이벤트 그래픽이 상당히 좋아 재미없는 슈팅 파트를 어느정도 커버해 주긴 하더군요. (주객이 전도된 느낌)
보스전 화면. 마스터 엠브리오 기체 디자인은 꽤 괜찮은 편입니다.
에로씬은 화면 보면서 마우스 버튼만 클릭하면 되니 넘어가고 슈팅 파트를 살펴 보지요. 구성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스테이지가 시작되면 대사창으로 스토리가 전개되고 쏱아지는 적들을 죽이다 보면 중간 보스전, 얼마 지나면 긴박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해당 스테이지의 마스터 엠브리오가 거대 기체를 타고 등장합니다. 이 기체를 박살내면 치료가 진행되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갑니다. 이렇게 등장하는 마스터 엠브리오가 여제 니르바나까지 합쳐 총 일곱. 전체 스테이지가 7개라는 소리지요. 게임 길이는 적당한 편이고 로리부터 누님까지 다양한 미소녀들이 등장해 캐릭터성은 상당히 좋지만 전술한 것처럼 공격 패턴이 단순해 별 재미는 없습니다. (서브 웨폰을 판넬 대용으로 사용하거나 급하면 실드 또는 폭탄으로 전용이 가능해 난이도가 낮은 것도 재미가 없는 원인 중 하나) 하지만 PC엔진판이나 새턴판은 지상 공격도 가능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무기도 다양해 나름 재미있습니다. 에로씬이 왕창 수정된 것을 감수할 수 있다면 콘솔 버전을 플레이하시길... (더구나 콘솔 버전에는 유명 성우들도 다수 참여해 듣는 재미가 탁월합니다. 원작은 음성을 지원하지 않아요.)
슈팅 파트와는 달리 상당히 깔끔한 이벤트 장면. 치료한 겁니다. 야한 짓 아니예요. :)
중요 장면을 바이퍼 시리즈처럼 움직입니다.
콘솔 이식 이외에도 1997년에는 Perfect Collection이라는 이름의 디지털 원화집이 발매되었습니다. 여기에 슈팅 파트만 플레이할 수 있는 스팀하츠가 보너스 형식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원작의 재미없는 슈팅 파트를 이식해 원성을 사기도 했지요. 콘솔용을 이식했으면 좋은 평가를 받았을텐데 조금 아쉬웠습니다.
결론은 에로씬 보고 싶으면 원작인 PC-9801용 찾아서 하시고 고전 슈팅 게임을 즐겨보시겠다면 PC엔진이나 새턴판을 잡으십시오. 새턴판은 다운 이식이라는 소리가 있으니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PC엔진판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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