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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에로씬이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 소개입니다.



18금 딱지가 붙은 성인용 게임에서 에로씬은 필수입니다. 이게 없으면 굳이 성인물 등급을 받을 필요가 없지요. 하지만 모든 성인용 게임에서 에로씬이 어울리는 것은 아닙니다. 리프의 초기 비주얼 노블이나 키의 작품들처럼 에로씬이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게 만드는 게임들이 있고, 길티나 리리스처럼 에로씬 빼면 남는게 뭐가 있을까 하는 게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게임을 하다보면 이 사람 그림체는 정말 에로씬에 어울리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원화가가 있습니다.

이런 원화가들은 몇 가지 패턴이 있습니다. 우선 그림체는 야한데 에로씬에만 들어가면 포즈가 어색하거나 체위가 천편일률적이라 도무지 흥분이 안되는 부류가 있고, 그림체 자체가 에로와는 거리가 멀어 아무리 야한 장면을 봐도 경건해지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또 참여하는 작품 자체가 '에로'와 거리가 먼 비운의 원화가들도 있죠.

그럼 이제부터 에로하지 않은 원화가들을 나열해 보겠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라 다른 분들의 생각과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주인장의 생각은 이렇구나 정도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studio e.go!에서 독립한 이후에도 열심히 원화를 그리고 게시는 야마모토 카즈에(山本和枝) 여사. 오사카 예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졸업 후 CAPCOM에서 잠깐 일하다가 TGL에서 파랜드 시리즈 원화가로 활동했었죠. studio e.go!에서는 96년부터 작업을 시작했는데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에로씬이 어색합니다. 그 뾰족한 느낌의 그림체가 에로씬과 너무 안어울려요. 아무리 에로틱한 분위기가 연출돼도, 예쁜 히로인들이 열심히 작업(?)에 몰두해도 담담하게 화면을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냥 파랜드 시리즈같은 일반 RPG 원화나 맡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체는 일본식 판타지에 잘 어울리니까요.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게임 원화 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라이팅까지 겸하고 있는 성소녀(聖少女). 퇴폐적인 분위기의 거유 미소녀를 잘 그리고 그림체도 상당히 야하지만 에로씬은 꽝입니다. 바이블 블랙 이후 게임들이 대부분 그런데 작가 취향이 변해서인지 캐릭터들이 성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곡예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저런 자세에서 흥분할 수 있을까 하는 정도로요. 안그래도 기골이 장대한 캐릭터들이 나와 육덕진 살만 보이는데, 여기에 아크로바틱 붕가 액션까지 더해지니 보기 괴롭더군요.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오거스트를 대표하는 원화가 벳칸코(べっかんこう).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인상의 미소녀들을 잘 그리는데 어른스러운 매력이 없다보니 에로씬도 무슨 소꼽놀이 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매번 그게 그거인 단조로운 체위, 흥분한건지 아픈건지 구별이 잘 안되는 애매한 표정 등이 발기를 효율적으로 막아주죠. 개인적으론 성인용 게임이니까 에로씬을 어쩔 수 없이 그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키 소속의 여성 원화가 히노우에 이타루(樋上いたる). 개인적으로 에로게에 가장 안 맞은 화풍을 가지고 있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유난히 큰 눈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인체 비례 덕분에 에로씬이 흥분은 커녕 거북하기까지 하지요. 최근에 모에 요소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긴 했지만 이건 캐릭터들이 귀여워진거지 흥분에 필요한 색기와는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나키게의 대표하는 작가 답게 감성적인 분위기의 전연령 게임으로 방향을 잡았으면 좋겠네요.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리프 오사카 개발실 소속인 카와타 히사시(カワタヒサシ). 誰彼~たそがれ~ 부터 이 이름을 사용했지만 실은 To Heart, WHITE ALBUM의 원화가 ら~・YOU와 동일 인물입니다. 로리풍에다 너무 가녀린 화풍이라 에로씬에 잘 안어울리죠. 솔직히 흥분한 표정 지을려고 애쓰는 히로인들이 불쌍해 보일 지경이니... 빈유 속성의 깡마른 몸매도 에로씬의 흥분도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이 양반도 왠만하면 전연령으로 돌았으면 합니다.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자타가 인정하는 동인계의 여왕 미츠미 미사토(みつみ美里) 여사. 업계 거물 답게 그림체는 정말 예쁩니다. 하지만 에로씬에서도 캐릭터들이 예쁘다는 게 문제죠. 에로씬의 캐릭터들은 색기가 넘치고 음난해야 합니다. 하지만 미사토 여사 그림은 그냥 예쁜게 답니다. 그러니 흥분할리가 없지요. 미사토 여사 그림체는 일러스트나 이벤트 화면에 어울리지 에로씬에는 안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에로씬에서 가장 중요한 '에로'가 없기 때문입니다. 단짝인 아마즈유 타츠키는 그나마 나은 편인데 미사토 여사는 그냥 예쁜게 끝이더군요.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현재 TYPE-MOON 대표를 맡고 있는 타케우치 타카시(武内崇). 月姫와 페이트 시리즈로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고 그림체도 깔끔한 편인데 에로씬은 별로입니다. '에로'가 별 필요없는 작품을 주로 맡고 있긴 하지만 일단 에로씬이 있으면 그 분위기에 충실해줘야 하는데 포즈나 연출에 성의가 없습니다. 나스 키노코의 비주얼틱한 필체는 에로씬에서도 충분히 시각적인 효과를 보여주지만 정작 일러스트가 생동감있는 묘사를 뒷받침해주지 못해 안타깝네요. 여기에 TYPE-MOON 게임들이 에로씬을 유희라고 보지 않고 어떤 당위성을 계속 부여하는 바람에(마력 주입 등. 주인장은 이 부분이 참 맘에 안듭니다. 그냥 하면 되지 뭐 그렇게 이유가 많아요?) 장면 묘사가 더욱 밋밋해 지는 것 같습니다. 포즈나 연출 강화를 위해 어른 비디오나 에로 망가 좀 보면서 연구 좀 했으면 좋겠네요.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열성 팬들이 많기로 유명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 나나오 나루(七尾奈留).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캐릭터들이 너무 얇고 길어 벗겨놓으면 어색합니다. 여기에 흥분한 표정이나 포즈도 정말 못잡아요. 벳칸코와 마찬가지로 성인용 게임이니까 어쩔 수 없이 에로씬을 그리는 것 같습니다.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건축 설계를 하다 게임 원화로 전직한 메이드 홀릭 무라카미 스이군(村上水軍). 지금은 특정 복장에 특화된 우월한 그림체를 보여주고 있지만 데뷰 초기에는 캐릭터의 얼굴 각도가 어색해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약간의 어긋남은 지금도 남아 있어 누드쪽은 그렇게 꼴리지 않습니다. 그러니 벗고 있는 에로씬은 당연히 어색하죠. 동인 CG집을 보면 구속 플레이 등 도구를 사용한 장면에서는 정교함을 뽑내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캐릭터 색기가 부족해 잘 안섭니다.

[번외편] 에로가 어울리지 않는 원화가들

모에 시장을 꽉 잡고 있어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일러스트레이터 중 하나인 니시마타 아오이(西又葵). 일반인들에게는 잘 통하는지 몰라도 '에로'를 기준으로 하면 그렇게 뛰어난 그림체는 아닙니다. 요즘 들어 꽤 귀여워지긴 했지만 색기 레벨은 아직도 한참 모자라는 수준. 이걸 반영한 에로씬 역시 흥분과는 거리가 멉니다. 모에 상품으로 죽 나가는 것이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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